진보정책연구

3-2. [논단] 산별노조운동과 진보정당, 재도약의 힘찬 날개짓을 바라며

진보정책연구원 2025. 7. 24. 14:26

[논단] 산별노조운동과 진보정당, 재도약의 힘찬 날개짓을 바라며

 

이병훈1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그동안 민주노총이 열정적으로 추진해온 핵심적 전략목표인 산별노조 건설과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양 날개’가 요즘 좀 주춤한 상태에 놓여 있는 듯하다. 민주노총의 방침에 따라 산별노조로의 조직전환이 활발히 이뤄진 반면, 단체교섭 및 정책대응에 있어서는 산별다운 성과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해 ‘무늬만 산별’이라는 비판적인 평가가 주어지기도 한다. 한편,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한때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로 독자적 진보정치의 기반 구축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하였지만, 이후 진보진영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거듭하여 그 존재감을 잃어가며 올해 총선에서 진보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 모두 합쳐 다섯 의석을 얻는 데 그쳐 근근한 명맥을 유지하는 왜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대전환 시대를 맞아 일하는 사람들의 삶이 불안정하고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실제, 우리 노동현실은 지금 기후위기를 비롯하여 AI·빅데이터 주도의 디지털혁명, 가파른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지진, 코로나19의 지구적 펜데믹과 연이은 질병재난, 미중 신냉전과 자국보호주의 그리고 확산중인 지정학적 격돌 등으로 손꼽을 수 있는 대전환의 메가트렌드를 겪으며 심대한 구조변동을 경험하고 있다. 이미 고착화되어 있는 사회불평등과 노동시장 양극화의 분절적 격차구조 하에서 대다수의 일하는 사람들은 민생 위기의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윤석열 정권이 무도한 통치방식으로 비니지스 프렌드리 노동‘개악’을 추진하고 무능한 국정운영으로 경제파탄을 초래함으로써 더더욱 파탄의 나락에 빠져들고 있다. 이같이 절체절명의 노동위기에 맞서 일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대변하고 확실히 지켜줄 수 있는 노동조합운동과 노동자 진보정치의 재활성화(Revitalization)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의 삶, 즉 노동민생의 개선을 위해 산별노조운동과 노동자 진보정치가 왜 필요하며, 지난 20여년 동안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어온 산별노조와 진보정당의 현주소를 진단하여 대전환시대의 노동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이들의 전략적 실천과제를 살펴보기로 한다.

자본주의경제하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이 제대로 존중받으려면 그들의 결사체인 노동조합, 그리고 국가정치에 대변해줄 노동자정당이 필수적으로 만들어져 힘 있게 활약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세계사적으로 확증된 바라고 얘기할 수 있다.(물론, 노동조합이나 진보정당이 지도부 일부의 기득권을 옹호하려는 과두제적 기구로 변질되어서는 아니된다는 단서를 달긴 하겠지만 말이다) 자본주의시대의 출범은 노동자에게 이중적 자유, 즉 신분예속으로부터의 자유와 생산수단으로부터 자유를 안겨줌으로써, 그들의 생계를 위해 자본가에게 노동력을 팔아야 하는 노동의 상품화가 그 경제체제의 핵심 작동원리로 자리잡게 된다. 고용주와 노동자간에 노동력 상품을 사고파는 교환관계는 기본적으로 비대칭적 권력관계(Asymmetric Power Relations)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노동자들은 자본가에게 노동력을 팔지 못하면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이어갈 수 없는 만큼 고용주에 의존하며 그들의 지휘감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에 앞장선 영국을 비롯한 유럽국가에서는 자본가들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 노동자들에게 과도한 장시간 노동과 비인간적인 노동조건을 강요하는 산업화의 초기 역사가 펼쳐졌다. 이같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특징지을 수 있는 자본주의적 고용관계가 확립된 가운데, 노동자들은 다수의 ‘쪽수’로 뭉쳐 약자의 지위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고 착취적 노동현실을 바꿔가기 위해 집합적 결사체로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사용자에게 그들의 노동조건에 대한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단체행동을 벌이기 시작하였다. 한때 서구 국가에서 시장담합의 불법적인 존재로서 탄압받던 노동조합은 20세기 들어 사회주의 혁명과 세계 대공황을 겪으며 (아이러니하게 자본주의의 붕괴를 막기 위해) 노동3권이 합법적으로 인정됨으로써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대중적 결사 조직이자 제도화된 노동운동단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합법화되었다.

노동조합의 활동방식은 나라마다 산업화와 정치지형 그리고 노동시장 및 고용관계 등과 같이 둘러싼 맥락적 조건들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자본주의적 산업화 초기에 직종·지역별 및 기업별 조직형태를 보여주던 노동조합이 20세기 들어 대량생산 공장체제의 등장을 배경 삼아 계급적 단결과 정치사회적 노동자 지위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산업별 조직전환을 추진하여 산별노조운동이 지배적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좀더 부연하면, 노동의 상품화가 기본원리로 작동하고 있는 자본주의 노동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개별적인 각자도생이나 협소한 집단이기주의의 노조활동에 매달리는 경우에는 상호 경쟁의 덫을 벗어날 수 없어 자본가의 분할지배에 빠져든다. 이같은 점을 감안할 때, 노동 약자들의 ‘통 큰’ 계급적 단결을 구현하는 보다 발전적인 조직화방식이 다름 아니라 동일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모두를 아우르는 산별 노동조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노동자들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중대하게 영향 미치는 국가 차원의 주요 정책·입법에 대해 보다 위력적인 개입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그리고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진보정당의 독자적인 건설을 실효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덩치 큰’ 산별노조들의 대중적 동원능력과 정치적인 위상 및 중앙집권적 집행체계가 더욱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충분히 고려되었을 것이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경우에는 영국의 노동당이나 독일·스웨덴 등의 사회민주당, 그리고 프랑스의 사회당 및 공산당 등과 같이 대다수의 서구국가에서는 노동조합들이 직접 진보정당의 결성에 참여하거나 이념적 결속관계를 맺고 있는 노동자계급정당(Working Class Party)의 건설이 교과서적 모델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 진보정당들이 유력한 정치위상을 갖지 못한 나라들에서는 노동조합들이 노동친화적 정책기조를 갖고 있는 자유주의(Liberal) 정당(예: 미국의 민주당과 일본의 입헌민주당)과의 정책연합과 선거지원을 주고받는 이익교환정치(Benefit Exchange Politics)의 대비되는 모델을 찾아볼 수 있다.

산별노조운동의 세계사적 발전흐름에 맞추어 우리나라에서도 해방 직후 남조선노동당과의 긴밀한 연계하에서 결성된 전국노동조합전국평의회(약칭 전평)의 주도하에 전국적으로 산별노조운동체계가 구축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해방정국의 좌우 격돌상황하에서 전평은 1946년 9월 총파업을 문제 삼은 미군정의 불법화 행정명령과 우익진영의 폭력적 탄압으로 인해 단명하고 말았다. 그 이후 대한노총 산하의 기업별 노조체계 중심으로 재편되었다가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부의 방침에 따라 효과적인 노동통제를 위해 산별 노조체계로의 형식적 전환이 추진되었다. 1980년 민주화의 봄을 유혈 진압한 전두환 중심의 신군부 주도하에 추진된 노동운동 쪼개기의 강압적 통제를 위해 다시금 기업별 노조체계가 되살아나 1990년대 말까지 지배적으로 유지되었다.

외환위기 와중인 1998년 보건의료노조의 출범 이후 민주노총의 전략적 방침에 따라 산별노조 조직전환이 꾸준히 추진됨으로써 산별 및 업종·지역별의 조직형태가 현재 조직노동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1997년 당시 기업별 노조의 조합원 비율이 88.9%의 절대다수를 차지하였으나, 2022년에는 39.7%로 대폭 감소하였다. 반면, 산별노조를 비롯한 초기업별 조직형태의 노조들이 차지하는 조합원 비중은 같은 기간에 11.1%에서 60.3%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산별노조 건설에 앞장서 온 민주노총은 2022년 현재 초기업 노조 소속비율이 전체 조합원의 91.2%에 도달하여, 한국노총의 42.7%에 비해 두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처럼, 산별노조가 조합원들의 다수를 포괄하고 있어 우여곡절 끝에 우리나라 노동조합운동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유연화공세, 구조조정과 고용불안 등과 같이 노동자들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당면 문제들에 맞서 기존의 기업별 노조체계로 대응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 문제의식에 근거하여 추진되어 온 산별노조운동은 과연 그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두었을까? 노동존중을 강조한 문재인 정부의 5년 기간(2017∼2021년)에 조합원 수가 96.6만 명 증가한 가운데, 그 증가분의 70.6%가 초기업 노조 소속으로 밝혀져 우호적인 노동정치 여건하에서 산별노조의 조직화 활동성과가 적잖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최근 민주노총의 자체 조사를 통해서 드러나듯이 ① 실질적으로 산업을 대표하지 못하는 형식적 조직형태에 머물러 있고, ② 산별 내부의 격차와 분절이 고질적으로 존재하며, ③ 여전히 기업별 노조활동방식에 기반하여 개별 단위조직들간의 이해관계 봉합에 급급하고, ④ 산별교섭의 실질적 성과와 정책대안 마련이 미흡하며, ⑤ 사회적 영향력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고, ⑥ 계급 전체의 단결을 뒷전에 둔 채 사회변혁의식·사회연대·투쟁력이 상당히 후퇴-약화되고 있다는 등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민주노총 주도의 산별노조운동은 그동안 예정된 조직전환과 상당한 신규 조직화 성과를 이뤄내기는 하였으나, 기업별 노사관계 틀을 온전히 바꿔내지 못하며 명실공히 계급적 연대의 토대를 제대로 성취해 내지 못하고 심각한 정체 상태에 놓인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경우에는 민주노총의 의도와 기대와 달리 독자적인 진보정당 건설이 순탄치 않은 굴곡의 여정을 거쳐 현재 제한된 정치 기반을 갖춘 반면, 한국노총의 경우에는 자체적 정당의 연이은 결성 시도가 실패한 경험을 교훈 삼아 기성 정당과의 선거연대(예: 더불어민주당과의 노동존중실천단 출범)을 통해 이익교환형 정치연합을 발전시키며 꾸준히 10명 안팎의 한국노총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하면서 국가차원의 노동정치에 적잖은 영향력을 키워온 점과 대비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민주노총의 내부 조사를 통해 총연맹과 산별노조 본부소속 간부들이 여전히 독자적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주력해야 한다는 점을 보이는 것과 달리 현장 간부들의 경우에는 현실 노동정치에의 개입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친노동의 정책기조를 갖는 민주당에의 높은 지지의사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 있다.

대전환 시대를 맞이하여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노동민생 문제들을 효능감 있게 대응-해결하여 일하는 사람들의 지지와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침체의 늪에 빠진 산별노조운동과 진보정치를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 것인가? 우선, 계급적 단결을 지향하는 산별노조운동과 계급정치를 담지하려는 진보정당으로서는 노동-자본의 모순적 계급관계를 배태하는 자본주의 시장체제가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경제구조와 노동시장의 구조변동을 통해 그 계급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요구된다. 20세기 산업화국면에서 전개된 산별노조운동과 노동자정당의 경우에는 임노동자들의 동질적 정체성과 이해관계에 기반하는 기계적 연대에 입각하여 노동자 결사와 노동정치의 계급성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세계화·서비스·디지털·생태친화 경제로의 전환으로 특징짓는 오늘날의 탈산업화 사회에서는 직종·취업지위·고용형태 및 국적 등과 같은 다양한 속성이 복합적으로 상호교차되어 구획 짓는 분절적 노동시장에 속한 이질적 노동자집단들로 구성되어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는 성별·고용형태·기업규모 및 국적의 단층선에 따라 노동조건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산별노조운동은 기업별 노사관계 틀에 벗어나지 못하여 내부자(Insider)-외부자(Outsider) 간의 격차구조 덫에 헤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산별노조운동 및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성패는 21세기의 사회변혁성을 담지하는 불안정 노동계급, 즉 다중의 프리케리아트(Precariat = Precarious와 Proletariat의 합성 개념)을 포용하여 대변하려는 개방적 접근을 이뤄낼 수 있는가에 좌우되며, 이를 위해 이질적 노동자집단 간의 유기적 연대를 이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서구의 주요 산별노조들(예: 독일의 연합서비스노조 Ver.di와 광산화학에너지노조 IG BCH, 영국의 Unite the Union와 Unison, 프랑스의 민주노조 CFDT, 그리고 캐나다의 UNIFOR)에서 과거의 특정 업종 구획을 넘어서 여러 업종의 노조 조직을 통합하였을 뿐 아니라 다양한 취약노동자집단(예: 여성, 청년과 노년,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 등) 중심의 ‘평등’ 그룹(또는 위원회)을 설치하여 그들의 참여를 적극 촉진하기 위한 민주적 Hybrid 조직체계로 변신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 있다. 따라서, 새로운 산별노조운동의 조직원리로는 노동시장의 다양한 약자를 포용하는 열린 계급적 연대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산별노조운동과 노동자정당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조직적/정치적 기반을 확충하고 사회적 영향력을 드높이는 지름길이라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한편으로, 영국의 노동사회학자 Richard Hyman이 강조하듯이 노조운동의 재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존 조합원들의 기득권 지키기에 몰두하는 칸막이 연대(Compartmental Solidarity)의 폐쇄적인 조직운영에서 벗어나 수많은 노동약자의 권익을 지켜주는 ‘정의의 칼(Sword of Justice)’로서의 본연 역할 찾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전환의 복합적 사회위기를 대처-극복하는 일이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음에 유의하여 기득권 질서에 매몰되어 사회개혁에 무능한 지배블럭과 분명히 차별화될 수 있도록 산별노조운동과 노동자정당은 ‘평등과 생태 그리고 지속가능’을 핵심적 진보가치로 내세운 미래지향적 비전과 창발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국민 체감의 효과적 홍보전략과 ‘눈에 보이는’ 현장실천을 꾸준히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산별노조운동은 ① 사회불평등과 노동시장 양극화의 실효적 해소를 위해 단체교섭의 집중과 조율을 강화하려는 실효적 노력을 강화하고 단체협약의 일반적 효력확장을 제도화하려는 입법 공론화에 앞장설 필요 있으며, 미조직 노동약자와 관계맺기를 확대할 수 있는 공제사업과 사회연대기금 자원 공유에 적극 나설 필요 있으며; ② 기후위기와 인구/국가소멸 위협 그리고 질병/사고재난에 대응하는 진보적인 의제개발과 대중적인 현장실천(예: Green Union 활동규범과 정의로운 전환 실천전략 공식화, 세대연대의 연령친화 일터 Age-friendly workplace 만들기, 돌봄복지체제 확충, 통합적 이주자 정책모델와 기업의 안전보건책무 강화에 대한 입법 공론화 등)에 앞장서야 할 것이고; ③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서는 일자리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숙련개발 촉진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과 국민적 사생활/개인정보 보호 및 알고리즘통제 규율을 위한 제도개선 등에 대한 진보적 대안을 강구-제시토록 하며; ④ 신냉전과 지정학 격돌의 확산에 대응하여 세계 평화와 한반도 긴장완화를 보장하기 위해 전쟁반대의 국제적 노동연대네트워크를 튼실히 꾸려나가야 함과 동시에 정치양극화와 더불어 날로 형해화되는 민주주의 위기를 막기 위해 노동-시민사회의 폭넓은 민주연대를 굳건히 하는 것이 절실히 요망된다. 이상의 진보적 의제들을 힘 있게 추진해 나가려면 조합원들의 적극적 참여와 노동-시민사회 연대 구축 그리고 폭넓은 국민적 지지여론을 튼실하게 이뤄내야 할 것이다. 재벌과 보수 정계·언론·관료로 짜여진 지배블럭에 비해 정치사회적 열세 지위와 취약한 활동자원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산별노조운동과 진보정당의 지도부와 활동가들이 전략적 집행역량과 진보적 상상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하여 추진하는 크고 작은 사업들마다 값진 승리의 실천적 성과를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노동 존중을 시늉으로 그친 문재인 정부나 기업들의 노동 우려먹기를 존중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이 갈수록 암담해지고 복합위기로 노동민생의 앞날도 그저 암울하기만 하다. 그런 만큼, 일하는 사람들의 절망을 걷어내고 희망으로 채우기 위해 노동존중사회를 만들어가는 확실한 추진동력이 되어줄 산별노조운동과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침체의 나락에서 벗어나 재도약과 부활의 날개짓을 힘껏 펼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1  『노동자 연대 - 불안정고용 시대 노동약자들의 승리 전략』 저자.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위원장,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