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정세특집1] [신년 특별 좌담회] 2025년 진보정치와 민중운동의 역할 : 진보정치, 시민사회와 민중운동의 협력적 대응
| 2025년 새해를 전망하며 진보정당과 노동운동 그리고 시민사회운동 영역에서의 고민을 나누고 앞으로 진보정치와 민중운동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는 좌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신년 좌담회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에 기획했지만) 이번 항쟁의 주역이기도 한 민주노총과 시민사회 그리고 진보당의 간부들을 모셨습니다. 2024년을 평가하고, 2025년의 전망과 투쟁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비상계엄 이전부터 2024년 하반기 광장에서 꾸준히 윤석열 퇴진 또는 거부권 투쟁을 어떻게 이어왔는지 그리고 계엄 이후 광장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내란수괴와 동조 세력들의 준동으로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엄중한 상 황이지만, 2016년 박근혜 퇴진과 정권교체에서 사회적·제도적으로 한 발 더 진보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진행_ 신석진 (진보정책연구원장) 참석_ 장진숙 (진보당 공동대표, 정책위의장)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승훈 (시민사회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정리_ 송명숙 (진보정책연구원 연구원) |
사회 : 먼저 2024년 평가를 해 보려고 합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 모든 이슈가 잠식되고 있어서 계엄 전·후를 구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너무 충격적인 일이어서 저를 포함해 계엄 이전의 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분들도 계신데요. 우선 계엄 이전 2024년 우리 민중들 또는 진보운동이 어떻게 싸웠는가를 중심으로 이야기해 주시지요.
장진숙
“윤석열 정부의 "입틀막 정치"가 주요 문제, 총선을 계기로 민중이 심판 의지를 표출
윤석열 정부는 국정 기조 전환 없이 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 선택 강행”
장진숙 : 2024년 전체의 가장 큰 화두는 대전환기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사적 특징 이기도 한데, 신자유주의의 실패, 미국 중심 단독 질서 붕괴로 나타나는 현상이 불평 등 양극화입니다. 지난 수년 간 ‘이제 다른 삶의 방식을 가져가야 한다.’라는 주장이 시대정신처럼 요청되고 있었죠.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윤석열 정부 통치하에 이런 논의를 숙성시킬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런 것이 ‘입틀막 정치’로 대표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2024년 총선의 최대 과제는 입틀막 정치의 종식이었고, 국민의 심판 의지가 집약된 이런 측면에서 총선을 바라봅니다.
총선 결과 집권 여당이 대패하고 국정 동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되면서 여소야대 국면으로 하반기가 왔습니다. 민중진영은 윤석열 정권 퇴진으로 모아가는 운동이었다고 보고, 저희 진보당도 총선 이후에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습니다마는 빠르게 당을 정비해 정권 탄핵과 퇴진을 중심 기조로 잡고 의회와 광장에서 탄핵과 퇴진을 모아가는 데 모든 힘을 쏟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부문 운동의 약진과 연대가 있고 그런 것들이 계속 축적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는 윤석열 정부가 국정 기조 전환 자체가 없었고 오히려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극단의 정치로 한 시기가 일단락된 것 같습니다.

이양수
“민주노총은 총선과 윤석열 퇴진 투쟁을 중심으로 대응
총선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투쟁을 통해 국민적 심판 열기를 높이는 성과
계엄 사태가 투쟁을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
이양수 : 2024년 민주노총 활동의 두 축은 총선 국면과 윤석열 퇴진 투쟁입니다. 양회동 열사 분신 이후에 윤석열 퇴진을 선언하고 줄기차게 퇴진 투쟁을 쭉 해왔습니다. 사실 총선에서는 진보당은 상당히 약진했는데 민주노총 입장에서 보면 노동자 정치 세력화라는 측면 또 진보정치 전반이 국민적 지지를 받는다는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어려웠던 국면이었죠. 실제로 총적인 지지율도 답보나 정체하고 있고 또 민주노총은 총선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한 평가를 놓고 계속 논쟁을 이어오고 매듭짓지 못한 어려웠던 시간이 존재했습니다.
총선을 끝내고 그 평가의 어려움을 딛고 고민했던 건 새로운 노동운동의 전망을 수립하기 위해 조직적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이었는데요. 기존 노동운동의 흐름을 평 가하고 새로운 전망을 열어나가기 위한 조직적인 토론과 논의를 모아 나가자는 과정 이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정책 대회라는 2박 3일간 1,500명 정도가 모여서 진행한 행사를 중심으로 해서 현장 토론을 진행해 왔고요. 여러 가지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노동자 정치 세력화, 산별 문제, 투쟁 방식 문제, 시대 변화에 따른 노동운동의 적응 문제 등 그동안 많이 미뤄왔던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한번 토론해 보자 하는 분위기 가 있었어요. 성과적이었는데 계엄 때문에 다 이제 잊혀졌죠.(웃음)
투쟁 관련해서는 한 1년 이상을 이제 윤석열 퇴진을 걸고 하면서 사실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었는데, 확연하게 느낀 건 아마 윤석열이 계엄을 할 수밖에 없었던 흐름이라고도 생각하는데요. 하반기 한 10월쯤부터 국민의 반응이 굉장히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어요. ‘아 이제 달궈지겠구나! 그래서 한 1년 정도만 더 하면 진짜 몰아낼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들을 사실 내심 많이 하고 있었던 찰나였죠. 사실 계엄이 방아쇠 역할을 한 것이지만 저희가 느끼기에는 현장도 국민들도 그렇고 상당히 윤석열 정권에 대한 분노와 심판의 열기는 상당히 높아지고 있었던 과정이었습니다. 어쨌든 민주노총이 자체로는 완강하게 투쟁하면서 만들어 낸 성과라고 한 축으로 생각합니다. 계엄이라는 워낙 충격적인 사태 속에서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그 성과와 한계는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승훈
“2024년 키워드는 "거부권 남용” 젠더, 환경, 권력 감시 등 다방면에서 영향을 미침
계엄은 시민사회의 다양한 투쟁을 압축해 폭발, 박근혜 시기와 유사하게 국민적 분노와 저 항이 집결”
이승훈 :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소속 단체가 350개 정도 되거든요. 전국적으로. 의제나 영역이 엄청 다양합니다. 그런 이유로 사실 윤석열 퇴진과 관련한 결정을 빨리 내리지 못했습니다. 물론 계엄 선포 한 방에 정리가 됐지만, 그전까지 곳곳에서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죠.
24년도를 관류하는 키워드가 뭘까에 대한 고민을 했을 때, ‘거부권’이라는 단어가 가장 강렬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헌법에 명시된 권한 중 하나이지만 윤석열은 상당히 오남용했죠. 그 거부권의 벽 앞에서 각종 개혁 입법, 인권·젠더·환경 다 영향을 받았어요. 그래서 시민사회 같은 경우에는 이제 윤석열 퇴진도 퇴진이지만 일단 거부권은 이미 수차례 수십 차례 행사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내부에서의 결의가 있었어요.
영역별로 쪼개서 보면 젠더·여성 쪽은 윤석열이 후보자 때부터 여가부 폐지를 들고나와서 강하게 주장했기 때문에 여성단체 쪽에서는 핵심적이고 강한 이슈일 수밖 에 없었죠. 환경 영역도 마찬가지인데요. 문재인 정부에서는 원전 폐기를 핵심 공약으로 했었고, 사실은 뒤에 좀 후퇴하긴 했으나 그런 정도 수준의 어떤 환경 정책들이 계속 제기되고 진행되어 왔었는데, 대거 중단되거나 퇴행하는 현상들이 쫙 일어나는 거죠. 최근 플라스틱 협약은 192개인가 국가의 환경부 장관급들이 모여 부산에서 열린 회의인데, 저도 이제 시위하러 직접 갔지만, 환경부 장관도 대통령도 안 왔어요.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서 좀 구체적으로 이 정책에 대해서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액션이 하나도 없었어요. 왜냐하면,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 세우고 있는 정책들이 이 협약에서 만들어지는 것과 전부 배치되거든요. 또, 2024년도만큼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들에 대한 공포감이 구체화된 해도 없었죠. 제 주변에도 활동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야 제발 전쟁만 좀 안 나게 좀 해라’라는 요구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권력 감시 같은 경우에도 국회를 통해서 촘촘하게 입법과 관련해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법안들을 계속 올렸고요. 대표적인 게 이제 알 권리 정보공개법 같은 거예요. 예를 들면 정보공개법이 만들어진 이후에 정부의 각종 정보들을 사실은 조금 오픈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두고 법제화했던 것인데 정보 공개 청구가 왔을 때 거 부할 수 있는 사유들을 정부 발의 입법으로 엄청 강화시켜 버리는 거예요. 기타 시민 사회 관련 제도 정책들도 있는데요. 사회운동 단체들이 주장하는 것들을 시민들에게 좀 제도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중간 지원 조직들이 완전히 초토화됐거든요. 실제로 가용할 수 있는 손발들이 많이 묶이게 되는 상황들이 2024년도까지는 쭉 진행이 돼 왔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어서 저는 계엄 이후에 사실 바뀐 건 없지만 어쨌든 민주주의 퇴행과 헌법 파괴적 상황들이 확장되고 있다고 하는 각성이 좀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진보진영이 반윤석열 투쟁을 사실상 1년 내내 벌인 것인데요. 각 영역별로 퇴진운동 또는 거부권에 대한 대응을 할 만한 충분한 사안이 있었고, 그런 투쟁이 윤석열이 계엄을 일으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시나요?
장진숙: 그런 투쟁이 누적됐기 때문에 비상계엄을 결심하게 만든 것 같아요. 지금과 같은 국민 항쟁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억눌린 저항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용수철처럼 튕겨 나오는 큰 에너지가 발산되는 공간이죠. 이런 정도가 나오려면은 국민적 감정 그러니까 어떤 사안에 대한 분노와 공감을 넘어서서 전면적인 숙성이 이뤄져야 하죠. 그전부터 정권에 반대하는 투쟁을 주도했던 정치 세력, 시민사회 운동들은 정권의 본질과 향후 개연성을 추론하면서 굉장히 적극적이고 희생적인 투쟁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이 이제 응축이 됐죠. 반면에 이제 정부 입장으로 봤을 때 는 국정 기조로 전환할 생각이 없으면 탈출구가 없잖아요. 탈출구가 없게 됐을 때 극 단적 처방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승훈 : 분노가 쌓이고 있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윤석열 퇴진으로 전환하자는 의견에 대해 조금 천천히 가고 싶었어요. 사회운동의 어떤 동력을 가지고 대통령을 퇴진시켜 본 그 이전의 경험은 박근혜 퇴진이었죠. 박근혜 정권 때도 엄청나게 많은 사회 의제가 축적되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결론이 ‘역시 박근혜는 안 되는구나’라고 귀결될 수 있는 그 시점은 사실 안타깝게도 사회운동이 만들어 낸 건 아니었죠.
제가 퇴진으로의 전환을 좀 고사했었어요. 기본적으로 사회운동은 자기 몫을 열심히 하고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거부권이든 뭐든 그렇게 되면 일정 시점에 시민들 의 분노는 차곡차곡 쌓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 어떤 송곳처럼 삐져나오는 분출되는 분노가 우리가 만들어 낼 수 있을지 혹은 시민들의 어떤 각성이 폭발될지는 잘 모르겠다지만 일정 정도까지 레벨을 끌어올리는 것은 열심히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빌드업 작업 없이 만들어지는 그 어떤 퇴진의 구호는 없다고 저는 생각 했었거든요. 그랬던 것이 일정 정도 임계점까지는 왔었다고 봅니다. 각 영역 별로 분노들이 쌓여 있고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에서 전국 워크숍을 하면 입장을 정하는 회의를 해보자고 했을 때 퇴진이라는 얘기를 쉽게 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그 발언의 수위로 봤을 때는 퇴진을 넘어섰었어요. 그래서 그 시점이 됐다고 판단을 했었죠.
사회 : 물론 계엄이라는 이런 폭력적 사태 때문에 온 국민이 분노한 건 사실이지만 전면적이고 조직적인 항전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난 1년간의 각계각층 민중들 의 투쟁이 거대한 에너지로 축적돼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이양수 : 고민이 조금 되는데요. 2024년에 거부권 국면과 노동자들의 투쟁, 채상병 사건 등 여러 가지 의제에 사건 사고 결정적으로 어쨌든 총선에서의 여당의 참패. 이런 것들이 출발점이 되어서 거부권 국면으로 넘어왔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그런 분노가 쌓이는 것과 그래서 이 투쟁이 가능한 것이었다고 규정하는 것은 좀 고민은 된 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계엄이 터지기 전까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퇴진 운동본부의 가입 단체 확대나 시민운동 영역에서의 퇴진 논의가 활발해지는 시점에 있었는데 계엄이 터지고 쏟아져 나온 시민들을 어떻게 볼 거냐에 대해서는 고민이 있습니다.
사회: 그렇다면, 계엄 이후에는 각 영역에서 어떻게 투쟁했습니까? 그런 투쟁이 가 능했던 원인이나 특징이 있다면 함께 말씀해 주세요.
이승훈 : 저는 앞선 부위원장님 말씀에 동의하는데요. 운동영역에서 준비된 것과 민도의 속도 차이가 조금 있었습니다. 계엄 직전만 해도 개인적으로는 2025년에는 정치 상황이 교착상태에 빠질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계엄 이후, 전국 단위의 대표자들을 통해 단체마다 확인한 결과 100% 퇴진으로 빠르게 전환이 됐습니다. 거기에 더해 98% 정도는 사회개혁을 붙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2016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분위기였죠.
장진숙
“계엄은 공포정치의 극단 사례, 국민들의 즉각적인 항전이 가능했던 것은 역사적 저항 DNA 덕분, 의회와 광장 정치의 유기적 결합이 이번 투쟁의 특징”
장진숙 : 계엄은 공포정치의 극단 사례지만, 국민의 즉각적인 항전이 가능했던 것은 역사적 저항 DNA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내용이 일본 시민사회와 한국 시민 사회의 시민성을 분석한 연구에 나와 있기도 하고요. 이 에너지는 24년에 있었던 여러 가지 운동의 환경과 조건과 주체적 준비와 계엄에서의 폭발적 항쟁까지 기계적 영향을 받겠지만 조금 더 시계열을 넓혀 보면 국민의 잠재된 주권자 의식 상승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의회 정치와 광장 정치가 서로 유기적으로 맞물리고 상승하면서 내란 세력을 제압하는 도덕적·법적 우위에 설 수 있는 초기 에너지를 만들었던 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대중 항쟁들과 조금 다른 특징이었다고 봅니다. 국회가 계엄 해제를 할 수 있는 헌법적 권한이 있지만 사실 그날 밤 국회 로텐더홀로 갔던 사람의 모습을 보 면 여기로 국민을 결집시키고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생각하고 굉장히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했던 민주당의 역할에 대해서는 평가해야 하고, 그런 의회와 광장으로 만들기 위한 국민의 용기를 높게 평가해 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양수
”민주노총은 총파업 결의와 관저 진격 투쟁 등 조직적 대응으로 국민적 저항을 지지
광장과 조직 대오가 각자 역할을 분명히 함”
이양수 : 민주노총은 계엄 당시 국회로 집결 지침을 내렸고, 국회 앞 현대자동차 판매지회 천막이 있었는데 천막에서 비상 중집을 통해 총파업을 결정했습니다. 요즘은 민주노총이 길을 연다는 말이 약간 고유 명사처럼 됐지만, 위원장님을 비롯한 지도부의 고민도 조직대오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자라는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윤석열 퇴진을 계속 주장해 왔던 민주노총으로서는 단호한 입장과 태도를 가지고 투쟁에 임하자고 했고요.
이후, 광장이 열리고 집회 중심의 투쟁이 자리를 잡아 갈 때 민주노총은 조직대오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고민으로 12월 10일 관저 진격 투쟁과 지난 1월 3일 한남동에서의 3박 4일 투쟁까지 체포 국면에서 역할을 분명하게 했는데 그런 투쟁이 의미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이승훈
“조직 대오의 질서 있는 대응과 과하지 않은 균형이 대규모 투쟁을 가능하게”
이승훈 : 저도 조직대오가 조직대오로서의 질서 있는 대응을 제대로 했던 사례라고 봅니다. 계엄 당일 민주당은 일정 정도 예측돼 있었던 것들이 조금 빨라졌기 때문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었고, 국회 밖에서 민주노총이 질서를 잡고 상황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비된 조직대오가 이끌어 주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덧붙여 그때에도 남태령 투쟁 때도 과하지 않았던 점이 대규모 투쟁까지 가능하게 한 것이 아니었나 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균형이 중요했는데 물론 그 안에서 역할을 했던 분들의 정확한 상황 판단도 중요했겠지만, 변혁 운동의 역사 안에도 헌법이 존재하고 작동하고 있구나라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사회: 20025년을 어떻게 전망하고 무엇에 집중하면서 싸워야 할지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퇴진 이후 퇴진행동이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과제 를 정리했고 많은 단체의 요구안을 모아 100대 과제로 모았습니다. 문재인 정부도 촛불혁명의 민심을 받겠다고 약속했지만, 광장의 에너지가 하나의 개혁 과제로 모이 지 않다보니 흐지부지됐었죠. 당시를 교훈 삼아 투쟁과제 등을 제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승훈
”사회 대개혁 과제 정리보다 그 과정을 설계하는 것이 더 중요.
대중 신뢰를 지속하기 위한 구조적 접근 필요”
이승훈 : 2025년은 대통령이 바뀌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고, 지방선거를 한 해 앞 둔 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재 투쟁을 이끌어 가는 비상행동이 발언력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봅니다. 향후, 헌법재판소의 시간으로 넘어가고 결정한 이후 에는 비상행동의 발언력도 약화 될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지난 박근혜 퇴진 이후, 문재인 정부의 과정을 돌아보면 초기 촛불정부를 자임했기 때문에 퇴진행동에서 나온 개혁 과제를 무시할 수 없었거든요. 적폐청산 사회대개혁을 약속하고 사회대개혁 100대 과제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광장 민주주의를 일상화하고 제도와 정책화하는 것과 관련해서 간과했었죠. 초반에는 아예 도외시하지 않았어요. 광화문 1번가, 국민 마이크 등을 해서 정책 제안을 하고 이걸 잘 정리해서 행정으로 이양하고 행정에서 이것이 구체적인 어떤 정책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다시 피드백하고 이런 걸 하겠다고 한 두세 달 했죠. 아마 새로 들어서는 정부도 그런 제스처는 취할 거예요.
저는 지금 사회대개혁 과제를 정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겠지만 여기에 대한 기대보다도 과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비상행동이 일정한 발언력, 개입력을 가지고 있을 때 그 과정을 어떻게 행정에 강제할 수 있을 것인가, 다음 권력이 될 사람들한테 강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난번처럼 개혁 과제 리스트만 정리하게 되지 않을까 싶고요.
사회 :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사회대개혁 과제에는 헌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까지 포함해서 보통 이야기들을 하죠?
장진숙 : 두 가지를 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5년이 내란 종식의 해가 되는 것이 첫 번째이고, 사회대개혁의 출발점이 되는 해로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개혁은 사실은 저항보다 더 어렵단 말이에요. 개혁은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한 것 같아요. 집권 세력의 강력한 의지와 이것을 강제해 내는 시민사회가 한 축이죠.
그런데 개헌은 차원이 다른데 헌법이라고 하는 것은 국가 공동체의 근본 규범이잖아요. 각 개인과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보다 중요하게 한 세대에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러면 큰 틀에서 담론적 합의가 필요해요. 디테일보다는. 그러면 그 과정이 일정한 단계로 수렴 과정을 갖지 않고서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생각 하는 것은 여야 합의에 의한 권력구조 개편과 같은, 좀 지엽적 개헌이 아니라 국민 기본권 신장을 포함해서 한 세대 정도의 삶을 규율할 수 있는 사회 공동의 가치를 반 영한 이제 개헌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이양수
”개헌과 사회 대개혁은 광장의 열망을 하나로 수렴해야
결선투표제, 비례대표제와 같은 정치 제도개혁이 핵심 과제”
이양수 :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다면 그것은 민주당 정권이면 안 되잖아요. 시민 모두의 정권이어야 하고 국민 모두의 정권이어야 한다고 전제 되어야죠. 그것을 견인 할 힘이 우리에게 지금 있는가가 제일 고민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 것 인가가 중요한 상황인 것 같고요. 시민사회에나 진보 진영에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결국은 지난 대선처럼 구호나 이야기는 난무하지만, 우리가 늘 겪어왔던 그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을 거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리고 개헌은 시기적이나 절차적으로 보면 이번 대선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지금 내란 세력이 이렇게 준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개헌을 하는 건 어려운데 최소한 이번 대선에서 시민 모두의 권력을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 하나와 우리가 핵심적으로 시민들에게 주창한 개헌이라는 뭉뚱그려진 거 말고 권력구조의 문제가 됐던 사회 가치의 문제가 됐던 100대 과제 말고 어떤 것을 내세울 거냐가 정립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87년에는 직선제가 너무 강력해서 모든 걸 다 삼켜버렸는데 그럼 이번 대선에서 우리가 낼 내용적인 것은 무엇이냐가 먼저 정립돼야겠죠.
그래서 저는 개헌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 의제가 됐든 내용이 됐든 우리가 들고 갈 것이 무엇인가라는 것이 고민이고, 그렇게 해야 논의가 한 발이라도 더 진척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동안 쌓아온 과정이 지금 부족한 가운데서 지금 급작스럽게 이 사태를 맞이했기 때문에 과정에 좀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 : 세분 모두 사회대개혁의 내용뿐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 데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눠 볼 수 있을까요.
이승훈 : 지금 비상행동도 최소 강령 최대 연대의 원칙에 기반해 계엄 상황에 대응하고 있고 거기에 시민들이 일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신뢰를 어느 정도까지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는데요. 예를 들면 우리가 대중 의 신뢰에 기반해서 100대 개혁과제를 만들었고, 민주당이든 진보당이든 다음 정부 에서 제도화해야 한다고 맡겨두는 순간 끝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이 내란 상황에 대응하는 과정에 시민이 우리에게 부여한 어떤 그런 신뢰감들을 계속 연장하기 위해서 추후 어떤 신뢰를 계속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양수 : 저는 그 신뢰는 유지할 수 있다고 봐요. 말씀하신 대로 판을 만들고 진행하는 것으로서의 신뢰는 얼마든지 가능한데, 그 광장의 에너지를 하나의 정치적 힘으로 모아서 그것을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느냐는 다른 신뢰의 영역이죠. 지금 필요한 것은 그것이라고 보는데 자임하고 역할을 해야 할 분들은 진보정 당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현재 우리 진보정당들의 상황이나 역량, 국민적 지지도를 보면 이후에 펼쳐질 본격적인 정치 공간에서 그러한 역할들을 수렴하고 만들어 낼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과 우려가 있습니다. 진보정당들뿐만 아니라 이 시 민사회 전체 혹은 비상행동으로 표현되는 윤석열 퇴진과 사회 대개혁을 같이 이야기 했던 사람들이 이것을 어떻게 책임질 거냐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잘 못해서 그렇지 저는 진보정당들을 통해서 보수 양당 체제를 바꿔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거든요. 물론 민주당과도 경쟁도 하고 협력도 하지만 기본은 그렇게 바꿔 나가야 하는데, 저희 내부도 정리는 잘 안되지만, 비상행동의 그 무수한 1,500개 단체들은 지금 다 각양각색일 것이고요. 그러면 이 지금 비상행동으로 표현된 이 지도부들은 어떤 역할을 할 거냐가 저는 좀 그게 역사적 책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장진숙
“저항연대에서 대안연대로 전환하기 위해 신뢰 자본 구축 필요”
장진숙 :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 비전을 제시하는 건 정치 사회의 몫이고 정당이 그 몫을 해야 한다고 보고, 시민사회는 자주성과 독자성에 기초한 자기 저항이 필요 합니다. 저항연대로 모이는 비상행동이 대안연대로 전환이 가능하냐 이런 질문이 있는데 이념과 자기의 조직 기반이 정비된 세력이 정치 사회에 대해서 지분이나 투쟁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저는 보거든요. 지금 저는 아직 우리 비상행동이 그 단계까지 온 건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이번에 그런 성찰적 질문들, 여러 번 저항의 연대는 구축 해 봤지만, 우리가 대안연대까지 간 적이 있었던가라고 하는 질문들을 우리 스스로 에게 던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승훈
“광장 에너지를 소규모 공론장으로 확장해 대중적 신뢰를 유지해야
대선은 넘어가는 판, 지방선거를 염두해야”
이승훈 : 저는 어렵다고 보는데요. 합의가 안 될 겁니다. 2016년에도 그랬지만 모여 있는 사람들의 정치적 지향이 모두 다르거든요. 2025년에 대선이 있을 건데 저 는 대선은 그냥 넘어가는 판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준비도 안 돼 있고,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이 엄청난 판을 만난 것이죠. 그런데 지방선거에는 무언가 던져볼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앞서 이야기하신 신뢰라는 것도 현재 스코어에서는 대중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도록 잘 준비된 진보정당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2016년 촛불과 또 한 번 다시 촛불이 열렸고 분위기는 좀 다르고 광장의 분위기도 다르고 집회 문화나 대중들의 인식도 조금 다르죠. 집회에서 페미니즘이라든가 기후라든가 인권이라든가 성소수 문제들이 계속 나오잖아요. 기본적으로 이런 현상들이 어쨌든 사회 진보의 관점에서 봤을 때 진일보하고 있는 거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우리가 익숙한 방식으로 집회 한번 여는 방식으로는 플러스알파가 있지 않는 한 사회대개혁의 큰 그림을 그리는 건 쉽지 않죠. 집회도 일정한 국면을 열어내거나 돌파해야 하는 기로에서의 집회는 사람이 많이 모이지만 제도 개혁을 하나 걸어두고 집회를 열면 모이지 않아요. 정치개혁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그것 또한 역시 우리의 관성이 아니었나 싶은 거예요. 집회의 방식으로 뭔가를 해결하려다 보니까 전혀 맞지 않는 옷을 입혀버리는 꼴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분위기는 다르죠. 하나의 현상일 뿐일 수도 있겠지만 남태령 뒤풀이 했을 때 신청자가 엄청나게 많았거든요. 자분자분 얘기하고 싶은 거죠. 그 느낌이라든가 상호 간의 응원을 좀 더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죠. 그런 흐름이 차분하게 연결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어떻게 설계할 수 있을 것이냐. 소규모 공론장에서 큰 공론장으로의 확장을 지속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가 과제죠. 박근혜 퇴진 때는 장충체육관에 2,700명 규모로 큰 토론회도 하고 이렇게 했었는데 이벤트였어요. 당 시 토론회가 갈무리하기 위한 이벤트였다면 지금 흐름은 소규모 토론에서 큰 틀로 모여지고 이것이 대선은 어렵겠지만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들이 이걸 끌어안을 수 있을 정도로 할 수 있지 않나. 저는 오히려 지방선거를 염두해 그 공론장들에 대한 기획은 정당들하고 같이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빌드업 작업 없이 그냥 대중 의 신뢰를 확보하고 이것이 정치권이 받아안을 수 있도록 뭔가 압박한다는 게 사실 좀 쉽지 않다고 봅니다.
이양수 : 궁금한 건 아까 이야기를 하면서 개헌과 사회대개혁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번 대선에서 쟁점화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결국은 의제를 빌드업시키고 그 과정을 가져가는 것은 개인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가장 적절한 시점은 지방선거 때 개헌에 관한 동시 선거를 하는 거죠. 그래서 한 1년간 숙의 과정 거쳐서 정리 해서 가는 게 가장 이제 저는 좋은 흐름이라고 보거든요. 개헌을 목표로 한다면 거기 에 맞는 흐름을 잡고, 이번 대선에서는 시민사회나 진보정당은 어떤 내용을 가지고 어떻게 빌드업하면서 이걸 가져갈 거냐의 문제라고 보거든요.
단절된 느낌이 드는 게, 지금부터 우리가 다 머리 싸매고 고민해야 될 것은 어떻게 이제 지방선거까지 혹은 어떤 시점을 같이 고민한다면 그 시점까지 끌고 가서 우리의 역량보다 훨씬 큰 정도의 성과를 내고 좋은 내용으로 만들 것이냐가 될 것 같아요.
이승훈 : 저는 이것이 정치적으로 표출되는 것은 관성대로 갈 수밖에 없겠다. 예를 들면 뭐 진보정당이 하나의 정당이 아니더라도 후보내고 일정 정도 대중의 신뢰도 획득하고, 비상행동이 ‘이거 우리 정책이야’라고 하면 나중에 정치적 타협해서 관철 시키는 방식 이런 거잖아요. 사실은 근데 그게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다음에 비상행동 또한 그런 정도의 어떤 대중의 신뢰가 담긴 어떤 정책들을 제안할 수 있을 만큼의 힘이 여기 있느냐 그것도 쉽지 않을 거라고 봐요.
이양수
“모두가 합의하지 못한다 해도 모아낼 수 있는 내용을 만들고 강력하게 견인할 수 있는 최 대치를 찾는 게 가장 필요한 상황”
이양수 : 앞서 말씀하신 진보정당을 모아서 뭐라도 하려면 민주노총이 나름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금 그럴 (제가 보기에는) 상황은 아니고, 비상행동이라고 말씀드렸던 건 그 1,500개 조직 전체가 아니라 비상행동에 주요하게 역할을 하는 분들 혹은 단위들이 대선판도 짜고, 그 후에 새로운 사회에 대한 판을 짜는데, 최소한 모두가 합의하지 못한다 해도 모아낼 수 있는 내용을 만들고 그걸 강력하게 견인할 수 있는 최대치를 찾는 게 가장 필요한 상황 아닌가 하고 생각하죠. 현실적으로 민주노총 입장에서 는 어쨌든 이번 대선을 통해서 민주노총이 요구하는 여러 가지 노동권의 문제라든지 등등 강력하게 제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 그조차도 이제 힘을 가지려면 그러한 것들 이 같이 모아야 하는데 말씀하신 대로 지금 뭐 그렇다고 비상행동의 조직적 결의로 뭘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그렇다고 기존 방식대로 민주노총의 역할로 진보정당 들 이 후보를 세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거기서 이제 어떠한 내용을 어떻게 만들 거냐를 현실에서부터 같이 머리를 맞대야 하지 않는가 저는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사회 : 의견이 잘 모아지지 않네요. 개혁과제를 만들고 대선을 두고는 회의론도 조 금 있는 거 같아요. 내란을 종식시킨다라는 당면 과제는 정치적으로나 변혁운동사적 으로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요. 내란세력을 척결하고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장진숙
“내란 세력 척결은 한국 사회의 친일, 친미 보수 세력과의 전면적 대결”
장진숙 : 파면 이후, 여러 수사가 이루어질 거잖아요. 내란 수사와 멈춰졌던 국정농단이나 공천개입 수사를 포함해서 진행될텐데 가담 동조 범위가 광범위합니다. 모든 폭압 기구가 총동원되었고 전광훈이라고 표현되는 그 광장 세력까지 있죠. 그간 한국 사회에 친일 친미 보수 세력의 본산과 정면에서 마주쳤다고 봐요. 그동안 다양한 형태로 옷을 입고서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불가피성으로 인해 전면전을 하게 됐죠. 이 세력을 종식시킨다라고 보기 때문에 내란 종식이라고 표현되는 의미를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각성과 성찰이 광범위하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의 미래가 중요한데요. 어떤 측면에서 회고적일 수도 있습니다마 는 성찰이 좀 광범하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내란이나 외환유치의 음모를 포함하면 분단 체제하에서 가능한 모든 것이 총동원됐다고 보여요. 민주주의가 공고화되었다고 평가된 2000년대 초반 이후 역사 전쟁이 전면화되고 이데올로기가 내재화되었는데, 이런 것들이 청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승훈
“법기술적 허점을 악용한 윤석열 정권의 행태는 헌법 정비 필요성을 부각
국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정치권의 가치 동맹 형성이 중요”
이승훈 : 윤석열이 기존의 보수적 정치인들하고 좀 다른 패턴인데요. 저는 법기술자 윤석열이 헌법의 판도라 상자를 열어버린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대통령으로서 해도 된다고 헌법에 명시된 비상계엄을 한 거죠. 군사법원에서는 단심죄로 사형까지 선고 할 수도 있고 이런 내용들이 다 지금 헌법에 내재 돼 있는데 윤석열은 보수를 기반으로 해서 성장해 온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서 건드려서는 안 되는 지점이 어디인지에 대해 구분하지 않았죠.
장진숙 : 저는 이전에 헌법의 판도라 상자를 연 거는 박근혜였다고 생각해요.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정당해산은 사문화돼 있는 거였잖아요. 유신헌법의 잔재였죠. 그 조항을 살려내 우리 사회의 우경화와 확대재생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이승훈 : 맞습니다. 거기에 윤석열 같은 경우에는 진보정당 해산과 관련한 것을 한 10배로 키웠다고 봐요. 이런 내용이 다 헌법사항입니다. 그래서 정비가 필요하다. 내란 종식이라고 하는 것이 결국 내란의 조성자들 혹은 곳곳에 숨어 있는 그 세력들을 다 청산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헌법적 차원에서 이걸 막아야 한다고 봅니다. 헌법 개정의 역사가 또 그런 역사이기도 하니까요. 그다음에 기본적으로 국민이 정치권력을 신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시민들에게 의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다가갈 때 ‘우리와 같은 가치 동맹이 되어 주시지 않겠습니까’라고 하는 메시지를 낼 수 있는 거라고 봐요. 그러기 위해서 진보정당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가 저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이양수
“민주노총은 노동권 보장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안전망 강화에 집중
정치적 다양성과 대표성 강화를 위한 정치 제도 개혁 필요”
이양수 : 옛날에는 이제 독재에 반대하면 그러니까 민주주의였다면 지금은 이제 굉 장한 다양성이라고 보거든요. 이번에 겪어보니 광장에서의 가치가 엄청나게 다양해 졌더라고요. 결국, 그런 것들이 온전히 수렴되는 정치 제도와 정치권력이 핵심일 거 라고 봐요. 저는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정치 제도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그래서 결선투표제나 비례성 확대가 당면 핵심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다음 단계에 무엇이 가능할 것 같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광장에서 많이 들었던 게 안전한 공동체와 관련한 발언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그래서 민주노총은 당연히 노동자들 조직이기 때문에 사실은 가장 근본이 되는 건 노동권이고 노동권을 보장하는 사회가 전제되어야 이후 사회에 대한 전망을 그릴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것들이 이번 대선에서는 주요한 과제로 떠올라야 하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민주노총은 이제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회 :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씩 해 주시죠.
이양수 : 민주노총이 올해 창립 30년입니다.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정치 체제도 그렇고요. 하던 걸 더 열심히 한다고 해서 전망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고민도 많습니다. 아직 해답이 딱 있지는 않습니다만 결국 사회의 변화와 함께 노동운동도 변화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간 노동운동의 많은 고민을 이번 투쟁을 거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좀 찾기도 했습니다. 오늘 논의하면서는 계속 말씀드렸지만 지금 대선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우리가 너무 준비가 안 돼 있는 거잖아요. 상황은 너무 좋은데 주체가 약하기 때문에 무언가 펼쳐보기가 상당히 어렵긴 합니다. 길게는 주체 역량,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갈 저는 시민사회 포함한 이런 진보적 힘 들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가는 장기적 전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대선에서 민주노총을 포함한 시민사회와 진보 진영 모두가 할 수 있는 최대치가 무엇일까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합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모두의 합의가 어렵다면 할 수 있는 분들이라도 모아서 같이 전환점을 마련하는 출발점으로 할 수 있는 노력까지 뭐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승훈 : 저는 내란 종식이라는 것에 대한 일정한 단계들이 좀 설정됐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내란범이 다 처벌되는 게 내란 종식은 아닌 거잖아요. 비상행동이 지금 사회적 발언력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단순히 사회대개혁이라는 말보다는 멀지 않은 다음 단계에 대한 구체적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예를 들어 설명 하면 경성 헌법이 연성 헌법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정도의 어떤 목표를 가지고, 그러 기 위해서 내란 종식이 구체적으로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선 과정에서 헌법 개정과 관련한 약속들이 철저하게 지켜질 수 있는 것에 방점을 찍고, 대선 이후 개헌 과정도 연속으로 가자고 하는 주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단계 단계마다의 설정들이 필요한 거 아니냐 그런 생각을 합니다.
장진숙 : 저는 28년까지 크게 보고 있는데요. 1차 목표는 26년 시점에 내란 종식과 국민의 힘 해체로 포함된 세력에 대한 준엄한 심판과 약화입니다. 동시에 지금 이 항쟁의 주역이 됐던 세력들이 정치 사회적으로 또 시민사회를 재구성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두고요. 대선은 그것을 위한 여정이면서 내란 종식과 사회 대개혁의 화두를 가지고 될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26년에 개헌이 돼야 하고 지선과 같이 치러지는 것이 좋겠다. 그러려면 이번 대선은 그런 문제를 국민께 설득해 내고, 출발하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당으로서는 앞으로의 미래를 만 들기 위한 내란 종식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우리의 몫이 무엇이고 무엇을 하겠다고 국민께 알리고요. 아직 생각이 구체화하지 못한 대목도 있는데요. 지금의 역사적인 시간에 우리 진보는 지난 시기보다 전략 전술이 조금 더 성장 성숙할 수는 없을까? 그건 무엇일까? 와 관한 이야기들을 파면을 전후한 시기에 각계와 깊이 있게 나눠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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