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책연구

6-5. [정치적 내전상황 특집4] 보수는 왜 민주공화정을 거부하게 되었나?: 한국 극우 세력의 특성과 지지 기반

진보정책연구원 2025. 8. 4. 09:38

[정치적 내전상황 특집4] 보수는 왜 민주공화정을 거부하게 되었나?: 한국 극우 세력의 특성과 지지 기반

 

 

지병근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윤석열 대통령이 일부 군장성들과 함께 일으킨 12.3 친위 쿠데타(self-coup)가 실패한 직후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가 의결하였고, 헌법재판소가 연초부터 탄핵 심판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전광훈을 비롯한 극우 세력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하는 보수 정치인들의 지원 속에 연일 그에 대한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갔으며, 서울서부지법에서 폭동까지 일으키며 국회에 이어 대한민국의 사법체제마저 위협하고 있다.​1) 군부 권위주의 체제의 혹독한 탄압을 이겨내고 성취해 낸 한국 민주주의를 일순간에 붕괴시킨 ‘내란범 윤석열을 구하기’ 위해 이들이 벌이고 있는 행태는 민주적 시민의 기본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민주 공화정의 근간을 파괴하고 있는 이들의 사고 체계와 정치적 행위의 원천, 그리고 이들이 이토록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정당의 정치인들이 극우 세력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로부터 한국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이 글은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다. 특히 여기서는 최근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민주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최근 한국에서 부상하고 있는 극우 세력이 배태된 역사적 배경과 성장 과정을 살펴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2023년 정당의 당원 현황 자료와 최근에 실시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결과를 이용하여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실증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이 글은 12.3 쿠데타 이후 극우 세력이 보여준 행태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이들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대응 방안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 글에서 저자는 한국 극우 세력의 기원을 해방 이후 남북한 정부수립 과정에서 나타난 이념적 대립과 갈등에서 찾고, 이들이 전통적인 반공주의에 더하여 지역주의, 반페미니즘, 반중주의와 같은 ‘배제적’ 이데올로기를 재구성하여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들을 체제내화하거나 정치적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양당제를 대신한 다당제를 촉진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1. 한국의 극우 세력: 역사적 기원과 이념적 재구성

 

세계적으로 극우 세력이 주로 반이민 정책을 내세운 ‘혐오’와 ‘증오’의 정치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김시홍 2024). 이들의 정치적 부상은 세계화에 따른 불평등 심화로 촉발되었으며,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으로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비숙련 노동자들을 비롯하여 급격한 사회 변동 과정에서 소외된 이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극우 세력 가운데 일부는 테러 행위를 포함한 폭력 행사를 불사하며 기성의 정치적 대표체제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모두 비합법 행위만을 취하는 것은 아니며, 합법과 비합법의 경계선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전통 미디어(legacy media)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적인 온라인 매체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선전하며 지지자들을 모아 의회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에서는 게르만 민족주의와 반이슬람주의를 노골적으로 표방하는 ‘독일을 위한 대안당(Alternaive fur Deutschland, AfD)’이 2013년 유로화 사용 중지 정책을 제기하며 출범한 이후 불과 4년 만에 연방 의회에 진출하는 데 성공하였다. 최근 AfD는 연방헌법수호청에 의한 ‘극우 극단주의 단체’에서 벗어나 일반 정당의 지위를 인정받는 정상화(normalisierung)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정윤서·김면회. 2024).2)

우리나라에서 극우 세력은 해방 이후 심화한 이념적 갈등 속에서 탄생하였다. 신탁통치, 미군정, 한국전쟁을 거치며 한반도에 냉전체제가 고착화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극우 세력은 표면적으로는 자유주의의 가치를 내세우면서, 실질적으로는 반공을 국시로 내세운 이승만 정권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였다.​​3) 극우 세력의 핵심은 서북 청년단과 같이 주로 북한 사회주의 체제를 피해 남한으로 이주한 지주나 기독교 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영화 1987에서 부모를 ‘반동분자’로 몰아 죽창으로 살해한 ‘동이’에 대한 원한을 품고 사는 대공수사 책임자 박처원(김윤석 분)과 같이 이들은 권위주의 정권에서 민주화 운동 세력을 억압하는 하수인으로 부역하였다. 이들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개인의 자유나 인권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는 사치이며, 남한을 적화시키려는 북한 공산주의 세력에 동조하는 것으로 치부하였다고 할 수 있다. 

민주화 이후 한국의 극우 세력은 반공·반북주의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신자유주의자로 변신하여 노동을 억압하는 자본의 지배에 앞장섰다. 아울러, 이들은 보수세력의 집권을 위해 5.18 민주화 운동을 비롯한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이념적으로 왜곡하며 지역감정과 지역주의를 조장하였다. 21세기에 들어선 이후 이들의 이념적 요소는 훨씬 다양해졌다. 이들은 동성애자, 페미니스트, 재한 중국 동포들을 ‘혐오’ 대상에 추가하고 ‘시민’의 영역에서 배제하며 극우 이데올로기를 새롭게 재구성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의 극우 세력은 한국전쟁을 직접 경험하고 장기간 의 권위주의 체제에서 반공주의를 내면화한 노년층만이 아니라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보수적 기독교인, 남성 중심의 유교주의 전통을 고수하며 양성평등 운동으로 의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여기는 청년 남성,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이 취약한 저학력층으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4)

 

 

2. 극우 세력의 주요 지지 기반과 규모

 

극우 세력은 정치권은 물론 종교계, 학계, 문화계 등에 산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았던 세력은 전광훈을 비롯한 개신교 극우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유물론에 기초한 공산주의와 북한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적대 의식을 내면화하였을 뿐만 아니라 교회조직을 이용하여 체계적으로 극우적 내용의 선전물의 제작 및 유통, 집회 및 시위, 입법 로비 등 정치활동을 수행할 수 있었다.​​5) 아울러 이들은 전광훈이 대표회장을 맡았던 한국기독교연합회를 비롯한 보수적 기독교 교단이나 사학 등을 매개로 극우 엘리트를 육성할 수도 있었다(김현준 2021).

한국의 극우 기독교 세력은 원내 진입 또한 지속적으로 시도하였다. 전광훈은 지난 2020년 김문수와 함께 자유통일당을 창당하였으며, 지난 총선에서 비록 원내 진입에는 실패하였으나 제22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에서 2.3%를 득표한 바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원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자유통일당은 당원 수가 26.6만 명, 당비 납부자는 10.5만 명으로, 정의당보다 5배 정도 큰 규모의 조직을 갖추었다(정의당은 각각 4.8만 명, 2.0만 명).​​6)

 

비록 자유통일당의 당원 수는 국민의힘 당원 수의 6.0%에 불과하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만한 것은 아니다.​​7) 전광훈은 ‘태극기 집회’를 조직하며 극우 보수 진영을 대변해왔으며, 지난 2023년에는 국민의힘 입당 운동을 통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도 마다하지 않았다. 당시 김기현이 당대표를 맡고 있던 국민의힘은 전광훈이 추천한 981명의 당원에게 이중당적 보유자가 형사처벌 대상임을 알리고 탈당을 권유하여, 이들의 영향력을 차단하고자 한 바 있다. 최근에도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반대 시위에 윤상현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동조를 이끌어내며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더구나 자유통일당을 창당하며 그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 했던 김문수는 최근 실시된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물망에 오르는 보수 정치인들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한국갤럽 1월 4주차 조사, 2025년 1월 21~23일). 

 

 

3. 12.3 쿠데타와 극우 보수세력의 확장 가능성 

 

12.3 쿠데타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백’했듯이 집권기 내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제대로 실행하기 어려웠던 ‘여소야대’ 상황에서 그를 괴롭히던 민주당이 주도하던 국회를 타겟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쿠데타 실패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말을 바꿔가며 자신의 의도가 국회의 ‘기능’을 정지시키려던 것이 아니라, 단순히 야당에 ‘경고’하거나 민주당의 ‘패륜 행위’를 국민에게 폭로하려던 것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군을 동원하여 국회의원들과 국민을 위협하는 ‘테러’를 자행하였으며, 이는 국헌을 문란하게 만든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아울러 12.3 쿠데타는 지난해 10월부터 명태균의 폭로로 자신의 비위와 거짓말이 드러나고, 아내 김건희에 대한 특검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한동훈을 포함한 여당 지도부의 호응을 얻으며 거세지자, 탄핵을 피하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추진한 예방적 쿠데타라고 볼 수 있다.​8)

그런데, 극우 보수세력은 윤석열이 일으킨 12.3 쿠데타에 열광했으며, 탄핵으로 내몰린 그를 구출하기 위해 폭동을 불사하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들에게 야당이 주도하는 국회는 친북·친공 세력에 의해 장악된 ‘반국가세력’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들은 12.3 쿠데타가 국회의 ‘입법독재’와 이를 주도하는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기 위한 ‘성전(聖戰)’이며, 소위 ‘애국 시민’들이 ‘십자군’으로 참전하여 ‘순교’ 할 가치가 있는 역사적 거사라고 여기는 듯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12.3 쿠데타와 1.19 서부지법 폭동이 극우 세력이 확산하는 정치적 계기로 작동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한국갤럽 1월 4주차 조사(기간: 2025년 1월 21~23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자는 38%에 달한다. 이 수치는 11월 4주차 조사에서 32%였다가 12.3 쿠데타 탄핵 직후 24%까지 하락하였는데, 최근 다시 급상승한 것이다.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주로 보수, 영남, 60대 이상, 자영업·전업주부, 하위계층, 정치무관심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84%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며, 28%가 극우 정치인으로 알려진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 공표되고 있는 여론조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과표집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 수치는 결코 무시할 만한 것은 아니다. 

물론, 아직까지 한국에서 극우 세력의 규모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이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이들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무엇보다 정당이나 정치 지도자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며,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거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다고 응답한 이들이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12.3 쿠데타에도 동의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민의힘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한국 사회에서도 극우세력이 정치적으로 급성장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최근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국민의힘 지도부가 극우 세력에게 동조하여 내란범인 윤석열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입법부는 물론 사법부의 권위와 신뢰를 위협하고 있다.​9)  이러한 행태는 무엇보다 최상목 권행대행이 운영하는 ‘윤석열 없는 윤석열 정부’처럼 12.3 쿠데타에 대한 집권당의 책임을 회피하고, 이를 통해 지지층의 결집을 유지함으로써 정권 재창출 가능성을 높이려는 정략적 의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내란죄 혐의로 장기 복역이 불가피한 윤석열 대통령이 극우 세력을 동원한 우호적 여론 조성을 통해 탄핵 기각과 동시에 국민의힘 재집권을 통한 조기 사면과 정계 복귀를 꿈꾸는 윤석열 대통령의 ‘투트랙 전략’에도 조응하는 것이다. 물론 그 기저에는 민주적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대한 몰이해와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불감증이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4. 대응 방안: ‘이행기 정의’ 실현과 극단적인 대립을 유발하는 양당제의 한계 극복

 

한국의 보수세력에 기생하는 극우 세력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근절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에 조응하는 처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한국의 극우 세력은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충분히 대표되지 못하는 기성 체제에 대한 사회적 불만에 기초하여 성장하고 있으며, 국회와 행정부 간의 극심한 대립과 갈등이 악순환되는 틈바구니에서 생존 공간을 넓히고 있다. 이는 극우 세력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사회경제적인 기반과 정치환경을 해체하기 위한 일련의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차별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추진되어야 한다. 극우 세력이 확산시키고 있는 반공주의, 신자유주의, 성차별주의, 반중주의와 같은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취약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포용’과 ‘배려’의 정치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극우 세력의 성장을 억제하려면 정치적인 차원에서도 정당 체제를 양당제에서 다당제로 전환하고, 이를 위해 선거제도 개혁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극우 세력의 정치적 성장은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정치적으로 대표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대립을 유발하는 양당 체제의 한계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로의 전환을 통해 진보정당 뿐만 아니라 건전한 온건 보수세력이 숨쉴 곳을 마련해주고, 체제 외부에서 기생하는 극우 세력의 온건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양당만의 생존을 보장하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 극우 세력을 양산하는 정치적 양극 화를 억제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12.3 쿠데타 이후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이행기 정의’를 실현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가 역사적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국가폭력에 대한 엄정한 평가 없이 미래로 나아갈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이행기 정의를 실현하는 것의 목적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 ‘민주적 가치와 지향을 온전히 복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세력이 마땅히 짊어져야 할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아야 하며, 집권을 위한 정치적 계산에 따라 자신에게만 유리한 길만을 선택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12.3 쿠데타를 옹호하고 내란을 이어가려는 극우 세력에게 동조하는 행위는 또 다른 정치적 갈등과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1) 이 글에서 극우 세력은 이념적 성향이 우익 혹은 보수적일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나 민주주의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부정하며 반체제적 지향을 갖는 정치세력을 통칭한다(정유진 2025). 이들의 특성은 역사적으로 주조되며,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

2) AfD는 레가시 미디어에서는 민주주의 세력임을 가장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노골적으로 증오를 조장한다(정윤서·김면회 2024). 

 

3) 한국전쟁과 오랜 권위주의 체제를 경험하면서 한국 사회의 이념 지형은 반공주의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록 1980년대 초부터 학생운동을 중심으로 확산된 마르크스 레닌주의 등 급진주의가 민주화는 물론 노동운동에 영향을 미쳤지만 1980년대 말부터 사회주의 체제가 몰락하면서 이들의 영향력은 급속히 사그라들었다. 진보적 성향의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진입한 것도 민주화 이후 네 번째 실시된 2004년 국회의원선거에서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이후에야 가능했다. 

 

4)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극우 유튜버들은 군복무 가산점 폐지, ‘미투 운동’,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 미일 편중 대외정책에서 벗어나려는 ‘균형 외교’ 등에 대한 반감을 자극하고, 이를 위해 민주화 유공자 명부 조작, 중국의 선관위 해킹 의혹을 비롯한 ‘가짜 뉴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였다. 

 

5) 극우 종교 세력은 성소수자와 북한 체제 및 공산주의자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들의 존재가 교리에 어긋난다거나 종교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점을 제기한다. 이들은 ‘사학법 개정’을 비롯하여 ‘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유지해 왔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민주적 ‘정교분리(政敎分離)’의 원리를 부정하고 기독교 국가의 건설을 옹호하기도 한다(김현준 2021). 

 

6) 자유통일당의 경우 국민의힘이나 우리공화당과 같은 다른 보수정당들과 유사하게 수도권(44.4%)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22.3%)과 부산·울산·경남(20.3%)의 당원 비율이 높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24).

 

7) 국민의힘 당원은 2023년 444.9만명, 당비 납부자는 91.8만명으로 전년도인 2022년(당원수 429.8만명, 89.7만명)보다 당원은 15만여 명, 당비 납부자는 2만여 명 증가하였다(2021년 당원 수는 407.0만 명, 당비 납부자수는 60.9만 명). 하지만 이것만으로 전광훈이 추진한 입당운동의 효과를 파악할 수는 없다. 다만, 이들이 소수에 불과하더라도 이들이 조직적으로 당내 여론 형성이나 공천과정에 개입하여 영향력을 키웠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최근에는 극우 세력 뿐만 아니라 이만희 교주가 이끄는 신천지(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추정 신도 수 20만여 명)의 정치적 영향력이 주목받고 있다. 

 

8) 12.3 쿠데타와 같은 ‘권위주의화(autocratization)’의 원인을 경제적 불평등이나 사회경제구조와 같은 ‘뿌리’에서 찾으려는 노력은 중요하다. 그 뿌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지역과 국가를 초월해 역사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유사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더 나아가 이를 예방하려는 정책적 함의를 도출할 수 없다. 다만, 12.3 쿠데타를 주도한 행위자 중심의 분석 또한 필요하다. 

 

9) ​국민의힘은 국회의 입법 기능을 무력화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계엄령의 해제 표결에 조직적으로 불참하였을 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고, 탄핵 심판을 지연시키기 위해 탄핵소추위원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국회 추천과 내란 특검에도 반대하는 등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는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민의힘의 일부 의원들은 극우 세력에 동조하여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전광훈이 주도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여 감사를 표하고, 반공청년단(백골단)을 국회에 초대하여 출범을 축하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1.19 서울서부지법 폭동 가담자 옹호, 헌법재판관의 이념적 성향과 헌재심판의 공정성에 대한 의혹 제기 등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 

 

 

[참고문헌]

 

• 김현준. 2021. “한국 개신교 극우세력과 그 성격.” 「기독교사상」 2021년 12월호 15-25.

• 정윤서·김면회. 2024.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의 성장 요인 연구: 소셜미디어 활용 전략을 중심으로.” 「유럽연구」, 제42권 2호, 1~30. 

• 김시홍. 2024. “유럽의회 선거와 이탈리아: 극우세력 신장과 통합의 전망.” 「EU연구」, 제72호121-141. 

•정유진. 2025. ““12·3 쿠데타, 윤석열 ‘개인’ 망상이 아니라 거대한 극우 ‘세력’의 부상”” 경향신문. https://www.khan. co.kr/article/202501220600015.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24.  「2023년도 정당의 활동개황 및 회계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11월. https://www.nec. 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