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책연구

1-2. [정책논단] 진보적 개헌을 이루려면 - 진보정치의 헌법 읽기

진보정책연구원 2025. 7. 24. 12:45

[정책논단] 진보적 개헌을 이루려면 - 진보정치의 헌법 읽기

 

이정희

 

1. 진보적 개헌의 문 열기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뒤에 헌법이 실려있었다. 암기력 시험 삼아 괜히 외워보기도 했는데, 그 헌법에 담긴 대통령 간선제가 박정희 유신 독재의 산물이라는 것은 1987년 6월항쟁에서 “호헌철폐 독재타도” 외침을 듣고서야 알게 되었다. 항쟁의 거리에서 비로소 종이에 적힌 글자가 아닌 ‘현실의 헌법’을 읽었다. 세상을 바꾸는 데 필요한 것은 외우기가 아니라 헌법 현실을 아는 것이었다. 

 

6월항쟁의 성과로 만들어진 87년 헌법 중 가장 먼저 실현된 것은 그 해 말 대통령 직선제 선거였다. 개정 헌법의 다른 조항들이 실현된 것은 긴 시간과 노력이 있고서야 비로소 가능했다. 교문을 들어설 때 함부로 검문당하지 않고, 변호인에게 연락하고 만날 수 있고, 병역필 남성만 채용한다는 구인광고가 사라지고, 호주제가 없어진 변화들은 개정 헌법 시행 다음날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변호인접견권을 침해당한 수감자들, 평등한 가족관계등록을 원한 사람들이 ‘헌법의 가능성’을 읽어내고 끈질긴 운동과 소송을 통해 헌법을 실현시킨 것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을 포함해 야권 모두가 개헌을 말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넣자는 개정안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찬성한다. 하지만 이 내용만을 담은 개헌이라도 우선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권력구조 변경까지 함께 해야한다는 주장이 늘 나오기 때문이다. 결국 헌법의 한 글자도 바꾸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른다.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국민투표에 들어갈 수 있는 현행 헌법에서는, 여야 어느 한쪽이 200석을 얻지 않는 한, 여야 합의 없이는 개헌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진보정당들은 권력구조 변경보다 기본권 조항, 특히 노동자 농민과 관련된 조항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진보당 역시 그러하다. 하지만 국회의원 정수의 1% 의석만을 가진 진보정치세력이 개헌에 실제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이런 상태에서 개헌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제7공화국’이라 할 수 있을까? 30년 만의 개헌이니 큰 의미를 부여해 새로운 단계의 공화국이라 이름 붙인다 해도, 진보정치의 현재 힘으로는, 진보정치가 꿈꿔온 진보적 개헌에는 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진보적 개헌을 이뤄낼 방법은 무엇일까? 

 

22대 국회에서, 또는 다음 정부에서 한 번의 개헌으로 진보적 개헌이 완성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이래, 진보집권계획의 최소기간이 10년 이내로 당겨진 적이 없다. 집권을 통해 큰 진보적 변화를 헌법에 담아낼 때에야 비로소 진보적 개헌을 이뤘다 할 수 있을텐데, 그러려면 여전히 긴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진보적 개헌의 문을 여는 것이다. 개헌절차규정의 개헌이 시작이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노동권 신장 등 특정 내용에 대해 국민 다수의 열망이 모이면 개헌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바로 국민입법제 도입이다. 국민입법제로 문을 연 진보적 개헌은 헌법 각 조항을 바꿀 필요에 대해 공감을 이뤄내고 추진하는 끈기있는 노력을 통해 쌓여나갈 것이다. 

 

헌법을 바꿀 필요에 공감을 이뤄내는 일은 ‘현실의 헌법’을 제대로 읽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헌법 현실을 읽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지금 허용되는 ‘헌법의 가능성’이 어디까지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헌법이 새로운 가능성을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곳이 어디인지 확인할 때 헌법 현실의 문제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헌법을 바꾸자는 열망도 커진다. 현실의 헌법을 읽는 것과 가능성을 읽어내는 것은 서로를 뒷받침한다. 짧게나마 현실의 헌법을, 헌법의 가능성을 읽어보자. 

 

 

 

 

2. 현실의 헌법 읽기

 

최근 번역되는 외국 학자들의 사회정책 관련 글에서는 영미권에 비해 한국이 바람직한 사회로 자주 언급되곤 한다. 그러나 헌법에 담긴 원리의 기초를 한국 현대사 속에서 파헤치면, 참담한 수준의 편협함과 앙상함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위에서 이만큼의 민주주의와 복지체제만이라도 진전시킨 국민들의 저력이 놀라울 정도다.

 

현행 헌법은 박정희 유신헌법의 잔재를 벗어던지지 못했다. 남북관계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앞세우며 갈등을 조장하는 분단의 헌법​2,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보안법 아래 무릎 꿇은 헌법, ‘방어적 민주주의’를 내세워 극우집권세력과 정치적 의견이 다른 정당을 강제해산하는 헌법이기 때문이다. 87년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전세계적 냉전체제가 깨지기 전이었음을 기억할 것이다. 중국이 ‘중공’이었던 시절이었고, 북이 ‘북괴’였던 때였다. 6월항쟁은 무너지지 않을 듯 하던 남북대결의식을 깨는 평화통일운동으로 이어졌지만, 87년 헌법은 분단의 적대의식과 국가보안법의 폭력적 적용을 한 치도 바꿔내지 못한 상태에서 만들어졌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1972년 유신헌법에서 비로소 등장한 문구로, 제헌헌법의 ‘민주주의 제(諸)제도’를 몰아내고 들어선 용어다. 일제 식민통치가 종식된 후에도 일제 잔재가 오래도록 남은 것처럼, 박정희 군사독재의 잔재는 지금도 헌법의 근본원리를 지배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2차대전 직후 매카시즘에 빠진 미국의 강력한 반공정책 아래 일제 식민통치에 가담했던 반민족행위자들이 권력을 장악하며 되살려낸 일제 치안유지법의 후신이다. 조봉암을 비롯한 수많은 진보정치인들이 국가보안법에 희생되었다. 국가보안법 조항 가운데서도 극단적인 표현의 자유 침해로 지적되는 찬양·고무죄를 담은 반공법을 만들어 국가보안법체제를 강화시킨 장본인이 바로 박정희다. 파업 중 노동자도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시 체포 구속할 수 있게 한 것도 바로 박정희의 반공법이다. 극우정치세력은 국가보안법으로 진보운동과 노동운동을 국민들로부터 떼어내 혐오와 배제의 대상으로 만들어왔다.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헌법 위에 올라서있다. 

 

분단의 헌법, 혐오의 헌법 아래에서는 새로운 상상력이 피어나기 어렵고, 진보정치세력이 힘을 갖기 어렵다. 복지정책 연구자들의 상당수는 한국 사회의 복지가 발전하지 못한 이유로 진보정치의 왜소함을 지적한다. 극우집권세력이 1948년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민주적 노동운동을 말살하고 수십 년 노조 혐오를 계속해 온 결과, 아직도 노동3권을 행사할 수 없는 노동자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도 진보정치가 발전하지 못한 배경 중 하나다. 

 

2019년 기준 OECD 평균 노조 조직률은 25.1%인데, 단체협약 적용률은 48.9%다. 스페인의 노조 조직률은 12.5%이지만 단협 적용률은 80.1%, 프랑스의 노조 조직률은 10.8%이지만 단협 적용률은 98%다.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도 노동조합의 산별 협약상 임금과 근로조건을 보장받는 것이 OECD 나라들의 평균적 모습이다. 이와 달리,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2022년 13.1%인데, 단체협약 적용율은 14.8%에 불과하다. 산별 교섭이 매우 어렵게 된 노조법 규정 때문이다. 2022년 3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0.1%에 불과하다. 노조 조직과 단체교섭을 꿈꿀 수 없는 상황에서, 영세업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은 산별 협약으로만 가능한데, 산별 교섭이 거의 이뤄지지 않으니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과 근로기준법의 최저기준만이 유일한 기준이 된다. 헌법은 단체교섭권을 보장하지만 파견, 위탁, 입점업체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조건을 좌우하는 진짜 사장과 마주앉을 수도 없다. 진짜 사장에 대한 단체교섭권을 보장하고, 폭력이나 파괴가 없는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한하려는 노조법 개정안은 연이어 대통령 거부권 행사의 대상이 된다. 조합원 고용을 요구하는 건설노조 간부들은 협박죄로 구속된다. 공무원들은 헌법에 노동3권 제한이 명시된 데다​3 직무집행 중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까지 금지되었다.​4    

 

진보정치와 노동운동이 계속하여 색깔론과 혐오, 배제의 대상이 되어 온 결과는 빈약한 복지체제다. 2022년 노령연금 평균 급여액은 586,112원으로,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상 2021년 1인 최저 노후생활비 1인 1,243,000원의 절반도 되지 않아​5, 2021년 노인빈곤율은 37.6%였다. 유럽 국가들에서는 기초연금을 포함한 공적 연금만으로 69~90%의 노인이 중위소득 50% 기준 빈곤선을 넘어선다. 공적 연금만 받아도 대부분은 빈곤하지 않다는 것이다. 2021년 OECD 통계상 38개 회원국 평균 노인빈곤율은 13.1%로, 프랑스 4.4%, 스위스 16.5%였다. 2022년 여성노인빈곤율은 43.9%에 이른다. 

 

시혜에 머물 뿐 권리로 발전하지 못한 앙상한 사회권은 다수 사람들을 불안에 방치한다. “국가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헌법적 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가 사법적 심사의 기준이 된 경우에는, 국가가 생계보호에 관한 입법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다든가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한 경우에 한하여 헌법에 위반된다.”​6 곧 국가가 충분한 복지를 베풀지 않아도 아예 안한 것은 아니니 위헌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는 사회권 전반에서 아직도 이어진다. 국민은 국가가 주는 대로 받을 뿐 청구해 받아낼 수는 없다. 공공주택 입주는 어려우니 집값은 자꾸 오르니, 하루라도 빨리 대출을 끌어모아 아파트를 사고, 부족한 자금은 전세 놓아 충당한다. 세입자는 높은 전세값을 부담해야 하고, 주거불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미래가 불안하니 결혼도 출산도 엄두를 낼 수 없고, 부모보다 더 가난해진 첫 세대인 젊은이들에게는 부양의 짐은 너무 무겁다.

 

20세기 이후 민주주의는, 누가 투표할 수 있는가를 넘어, 누구에게 투표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되었다. 남북대결상황이라는 명분이 더 이상 노동권 진전과 사회권 보장을 가로막지 못하도록 할 최소한의 통제력마저 부족할 때, 분단의 헌법, 혐오와 배제의 헌법은 진보정치세력을 선택지에서 배제시킨다. 빨갱이-종북 공격, 정당해산이 그것이다. 극우정권이 등장하면 어김없이 적대관계로 후퇴하는 남북관계를 평화협력관계로 바꿔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하면, 종북공격은 다시 거세진다. 

 

 

 

 

3. 헌법의 가능성 읽기

 

그러나 되풀이 경험하는 좌절에도 불구하고, 진보정치는 헌법의 새로운 가능성을 읽으려는 시도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혐오와 배제를 뚫으려면 국민의 마음을 얻고 신뢰를 획득하는 것밖에 없고,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공감대에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헌법은 국민 모두의 공감을 확보한 문서이고, 민주 시민의 상식적 판단의 근거인 사회적 합의를 기록한 문서다. 헌법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은 국민 전체의 공감대를 진보적 방향으로 이끄는 효과가 있다.

 

근대헌법의 시작은 혁명이 성공할 때, 독립을 성취할 때다. 미국 독립혁명, 프랑스 혁명과 같은 변혁의 시기에 성문 헌법을 만든다. 혁명과 독립의 격변 직후에 굳이 헌법을 만드는 이유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다. 혁명의 성과물을 잃지 않기 위해, 사람의 기본적 권리를 선언하고, 국가의 임무를 정하고, 국가권력의 작동방식을 한정한다. 근대 헌법은 ‘성공한 혁명의 역사적 축적물’이다.

 

저항권 – 위헌적 권력을 퇴진시킬 권리

근대 헌법의 바탕에 있는 권리는 바로 저항권이다. 불의와 부정에 맞설 수 있는 권리, 어떤 법률로도 부정할 수 없는 권리, 주권자가 포기할 수 없는 권리가 바로 저항권이다. 국민은 헌법에 위반되어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률에 복종할 의무가 없다. 오히려 국민은 위헌인 법률을 폐지할 권리가 있고, 위헌법률을 강제하는 권력을 뒤엎을 수 있다. 헌법의 가능성은 이 저항권에 발딛고 있다. 우리 헌법 역시 전문 “불의에 항거한 4ㆍ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에서 이 저항권을 확인한다. 5.18 민중항쟁을 전문에 명시하는 개헌은 저항권의 역사적 발현을 거듭 확인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루어진들 과연 헌법재판소가 탄핵결정을 내릴까, 장담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보수정권의 연이은 탄핵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한다. 직을 수행할수록 국익을 훼손하는 대통령, 가족의 치부를 감추는 데만 몰두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않는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것이 어찌 헌법재판관들의 탄핵결정으로만 가능해야 하는가. 국민들이 나서서 위헌적 권력을 퇴진시키는 것은 합헌적 저항권 행사다. 차제에, 국민들이 직접 대통령을 소환할 수 있는 절차로서 국민소환제도가 만들어져야 옳다.  

 

권리로서 사회권 보장 – 주거권을 중심으로

헌법의 폭넓은 가능성의 근거 규정은 아래 두 조항이다.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제37조 제1항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가 그것이다. 이 조항들에 근거하여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에 해당하는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쓰여져 있지 않다 해도 기본권으로 인정될 수 있다. 

또 헌법 제6조 제1항 “헌법에 의하여 체결ㆍ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에 따라 대한민국이 1990년 가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하 ‘자유권규약),​7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하 ’사회권규약)​8은 국가에 대해 기본권 보장에 필요한 입법의무를 부과한다. 아울러 자유권규약 및 사회권규약 해석에 관한 일반논평들은 각 기본권의 내용들을 상세히 기술하고, 가입국이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할 의무, 타인의 침해로부터 보호할 의무, 특히 입법을 통해 기본권을 충족시킬 의무를 정한다. 헌법의 기본권 조항들은 그 문구를 넘어서서, 발전하는 권리 개념을 반영한 국제인권규약 해석을 기초로, 현대화되고 구체화된 권리 규정으로 활용될 수 있다. 

주거권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헌법은 ‘쾌적한 주거생활’이라고만 하고 있어,​9 주거권 보장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주거권이 사회권적 기본권의 중요 내용이라는 데는 다른 의견이 없다. 헌법에는 ‘쾌적함’만이 기준으로 제시되어 있지만, 국제인권기구는 주거권의 내용을 포괄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제1991년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는 일반논평 4호 “적절한 주거에 대한 권리”에서 ‘점유의 안정성’을 강조하면서, 점유의 법적 보장, 비용의 적정성​10 등 구체적 기준을 열거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부담은 주거비다. 일터에 가까운 아파트값은 너무 비싸, 월급 받아서는 집 사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더 빨리 생활을 안정시키려면 대출을 끌어당기고 전세금을 받아서라도 일단 아파트를 사야 한다. 전세보증금이 집값의 50~80%에 이르니,​11 세입자 부담도 크다. 그런데도 세입자로서는 이 비싼 전세값이 오르거나 최소한 유지되어야만 집을 옮길 때 전세보증금을 받아 나갈 수 있다. 전세값이 떨어져서 다음 세입자로부터 받을 보증금이 더 적어지는 역전세, 집값이 전세보증금 밑으로 떨어지는 깡통 전세에 빠지지 않으려면 세입자들도 ‘집값 상승 동맹’에 동참해야 한다.​12 집값과 전세값이 오르면 당장 전세 시스템은 유지되지만, 장기로는 집 없는 사람은 과도한 주거비 부담을 떠안는다. 이런 체제가 지속되도록 방치하는 것은 사회권규약상 ‘주거비용의 적정성’을 보장할 국가의 의무 위배다. 국가는 주거비 부담을 줄일 제도를 마련하고 이에 필요한 재정을 부담할 책임이 있다.  

독일 1974년 민법 개정을 통해 임대인이 주택 임대차 관계에 기간을 정하거나 그 관계를 해지하는 것을 제한함으로써 주택 임대차 계약에 대한 강력한 ‘존속 보호’를 실행하고 있다. 임대료를 올리기 위한 목적의 주택 임대차 계약 해지는 허용되지 않는다.​13 

기존 임대계약이 지속되면 임대료 인상은 3년간 최대 15~20%까지만 허용되나 신규 임대 계약은 인상폭을 도시 내 비교임대료표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5년 임대차법 개정으로 주택시장 과열 지구​14에서는 새로운 세입자에게 지역 기준임대료보다 10% 이상 높은 월세를 부과할 수 없게 하였다. 

2019년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임대료 제한 규정이 재산권보장이나 계약자유의 원칙 또는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임대료 규제는 합헌이라고 결정했다.​15 16 “사회정치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많은 임대차법의 영역에서 임대인들은 빈번한 법 개정을 예상해야 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법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 믿어서는 안 된다. 주택으로 가능한 가장 높은 임대소득을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은 헌법상 재산권보장에 의해 보호되지 아니한다.” 위 판결 내용이다.

 

프랑스는 1991년 도시기본법을 통해 사회주택을 20%까지 건설하도록 지방자치단체에 의무를 부과했고, 헌법위원회는 “적정한 주거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헌법적 가치를 가지는 것”이라며 이 법률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다. 현재 사회주택 의무보유비율은 25%로 올랐다.​17

2008년부터는 대항력 있는 주거권(Droit au logement opposable)을 보장하는 DALO법이 시행되어, 신청시 3~6개월 안에 주거를 제공받을 권리를 보장한다. 주거를 받지 못한 때는 행정소송도 가능하다. 최초 소송은 2008년 미성년 자녀를 둔 독신 가장 여성이 적절한 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경우로, 승소판결이 내려졌다.​18 거주하는 집이 없는 사람, 주택에서 쫓겨날 위험이 있거나 다른 집에 거주할 능력이 없는 사람, 사회 취약 계층이나 노숙자를 위한 센터에서 사는 사람, 임시 거처에 머무는 사람, 주택의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위험한 곳에 거주하는 사람, 어린이나 장애인을 돌보면서 과밀한 환경에 살거나 적정하지 않은 환경에서 사는 사람, 사회주택을 신청하고 너무 오래 기다린 사람이 DALO법 대상으로, 2008~2018년 사이 16만여 명이 주택을 제공받았다.​19

프랑스 사회주택 비율은 2020년에 17%에 이르렀는데, 사회주택 재원은 1953년 시작된 ‘건설 노력을 위한 기업주의 분담금’이다. 직원 10명 이상 근무하는 기업은 의무적으로 직원 급여의 1% 기금으로 내거나 직접 주택을 지어야 했다. 1992년 이후 분담금 부담 기준은 직원 20명 이상 기업으로 줄었고, 분담금 비중도 0.45%로 감소했지만, ‘개인의 주거비 지원을 위한 국가 기금’ 0.5%가 신설되었다. 분담금은 2020년부터는 50명 이상 기업에 부과되고 있다.​20

다시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조 제1항을 보자. “이 규약의 각 당사국은 특히 입법조치의 채택을 포함한 모든 적절한 수단에 의하여 … 자국의 가용 자원이 허용하는 최대한도까지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한다.” 우리나라는 반지하방에서 아동과 장애인과 노인을 부양하다 집중호우에 세상을 떠나야 하는 여성 노동자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가용 자원이 허용하는 최대한도까지 조치’를 취하고 있는가? 침수지역 반지하방을 없애겠다던 오세훈 서울시장의 2010년 약속에도 왜 사람들은 지하에서 장대비를 걱정해야 하는가? 전세제도의 구조적 결함으로 ‘다른 집에 거주할 능력’을 잃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왜 아직도 안전한 주거를 요구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나? 이들이 가난을 증명하여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는 시혜를 얻을 날을 기다리도록 하지 말자. 운 좋게 행복주택에 당첨될 때를 기다리게 하지 말자. 국가에게는 임대료 수준을 제한하고 적정주거기준을 강제하는 법률을 만들 의무를, 집값 안정에 필요한 공공주택-사회주택 비율을 달성하도록 재정을 확보하고 투입할 의무를 지우자. 주거약자들이 국가에 대해 “집을 달라”고 말할 수 있게 하자. 이미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나라가 있다. 우리 헌법이 이미 어느 곳에서는 현실이 된 것마저 꿈꾸지 못할 리 없다. 

  

제헌헌법이 남긴 가능성

헌법의 가능성을 찾는 또 하나의 방법은 우리 헌법의 원형인 제헌헌법을 참고하는 것이다. 1948년 정부 수립 당시 합의된 사회의 모습은 현행 헌법보다 훨씬 더 국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었다. 1960년 사월혁명 직후 개정된 헌법도 주목할  사항이 있다.  

 

① 주요 자연자원과 생산수단의 국공유

제헌헌법은 주요 자연자원과 생산수단은 국공유를 원칙으로 명시했다. 광물 기타 중요한 지하자원, 수산자원, 수력과 경제상 이용할 수 있는 자연력은 국유로, 중요한 운수, 통신, 금융, 보험, 전기, 수리, 수도, 까스 및 공공성을 가진 기업은 국영 또는 공영으로 하도록 정하고 있었다.​21 미국 자본 투자 유치 목적의 1954년 헌법 개정시 공공성을 가진 기업의 국공유 조항이 삭제되고, 천연자원 규정에서도 ‘국유’ 표현이 삭제된 채​22 현행 헌법으로 이어지지만, ‘일정한 기간’만 ‘특허’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천연자원이 국유라는 전제는 계속 유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23 

그렇다면 풍력, 태양광 등 천연자원의 개발 또는 이용은 원래 국가나 공공기관이 해야 하는 것이 된다. 사기업이나 개인이 영리추구만을 목적으로 천연자원을 이용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고, 천연자원 개발이나 이용의 ‘특허’를 받으려면 공동체에 혜택을 돌려 복지를 향상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해서만 가능하다.​24 천연자원의 이용으로 얻은 수익 역시 공동체 전체를 위하여 사용되어야 한다.​25 

운수, 통신, 금융, 전기, 가스 등 공공재에 대한 국공영 조항은 삭제되었지만, 이 공공재들은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생존권과 사회적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적이고,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공급되기를 기대할 수 없으며, 그 가격이 시장에서 형성될 때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의 필요가 충족되지 못하는 경우 국가의 개입이 정당화된다.​26 모두의 기본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에너지, 교통, 금융 등의 재공영화는 제헌헌법이 그렸던 사회의 모습이고, 불평등이 심화되는 지금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남도의원 진보당 박형대 의원의 발의와 농민들의 적극적 활동의 성과로 2022. 11. 제정된 「전라남도 재생에너지 사업 공영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는 민영화된 재생에너지 사업이 농민들의 생산 및 생활환경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문제를 지적한다. 그 대안으로, 지자체에 재생에너지공사를 만들고 주민참여, 환경보존, 지역사회 이익 환원 등을 통해 올바른 재생에너지 사업의 확대를 이루는 길을 제시한다. 민영화된 재생에너지 시장을 지역에서부터 재공영화하는 첫 사례를 진보당이 만들어낸 것이다. 

강성희 국회의원이 2023. 12. 발의했던 「지역공공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 역시, 지역의 부가 수도권으로 유출되며 심화된 불평등을 줄이고, 지역주민이 공공재인 금융서비스를 고루 누릴 수 있도록 ‘지역공공은행’ 설립을 제안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지역공공은행을 설립하고, 지역공공은행은 지역 주민ㆍ산업 지원, 지역금융기관 보조, 지역금융 접근성 및 유동성 증진, 지방자치단체 사회기반시설의 확충 및 지역개발 금융지원 등에 자금을 공급해  지역경제 자립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② 이익균점권과 경영참여권

제헌헌법 제18조 제2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에 있어서는 근로자는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익의 분배에 균점할 권리가 있다.”고 노동자의 이익균점권을 보장했다. 노동3권 외에 이익균점권과 경영참여권은 제헌헌법 제정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다. 제안 취지는 “민주주의는 정치적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실행되어야” 하고 “근로자의 경영참가권은 독일헌법과 이태리헌법에 이미 규정되어 있다”는 것이었다.​27 대한노총 위원장이었던 전진한 의원은, 경제적 입장에서 볼 때 “모든 산업기구 소위 적산은 민족의 공유물”이므로, 경영참가권과 이익균점권 도입은 “조선산업의 전체라고 볼 수 있는 적산을 자본가가 독점하고, 노동자가 그 밑에서 예속되어서 일해 나가느냐, 아니면 이 재산에 대해서 노동자도 한 개 발언권과 이익을 점하는 것인가” 문제로, 정치면에서는 통일을 전제로 “전민족이 시행할 수 있는 원칙”을 만들어야 하고, 국제면에서 “사회민주주의”라는 국제적인 조류에 동참하기 위해 이익균점권과 경영참여권 명시를 주장했다. 

이 중 경영참여권 조항은 미세한 차이로 부결되었지만 이익균점권 조항은 제정되었다. 그러나 이익균점권 조항은 법률로 구체화되어 시행되지 못한 채 박정희 쿠데타 직후 1962년 헌법개정시 삭제되고 말았다. 

다른 나라에서도 이익균점권이 보장되고 있을까? 프랑스는 2011년 7월 28일 입법(사회보장재정 수정에 관한 법 중 ‘이익배당금’ 규정)으로, 5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이익배당을 실시하도록 했다. 사기업은 물론 자본의 절반 이상이 관공서에 귀속된 공기업도 포함될 수 있다. 만일 공기업이 경영 보조금을 받지 않는 경우, 독점적 지위를 갖지 않는 경우, 법정 가격제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에는 위 법의 적용을 받는다. 주주 배당시 지난 2년 배당액보다 올해의 배당액이 많으면, 이익배당금을 근로자 전체에게 지급하도록 한 것이다. 기업이 지배집단에 속하면 지배 기업 배당액 기준으로 산하 기업 전체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확보된 재원은 각 개별 근로자들의 직책과 연봉 및 경력에 관계없이 전체 근로자들에게 고루 배분되어야 한다. 이익배당금을 이유로 단체협약과 근로계약에서 정해진 수당들이 삭감되어서는 안 되며, 임금이나 휴업수당, 상여금 등에 포함되어서도 안 된다.​28

제헌헌법의 이익균점권 규정이 폐지되지 않았다면, 원청 뿐만 아니라 사실상의 지배관계에 있는 자회사, 위탁업체 노동자들 역시 원청의 이익을 배분받아야 할 것이다.  

비록 경영참여권은 제헌헌법에 명시되지 못했으나, 다른 나라들에서는 같은 시기에 헌법에 명시되고 법률로 구체화되어 적용되었다. 프랑스 1946년 헌법 제8조 “모든 근로자는 자신의 대표를 통하여 근로조건의 집단적 결정과 기업의 경영에 참가한다.”가 대표적이다. 프랑스 노동법은 기업마다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기업위원회를 두고, 경영상황 분석권을 보장한다. 50인 이상 기업에서 경영상 이유로 집단해고할 때, 사용자는 기업위원회와 협의해야 하는데, 노동자대표는 경영상황 분석을 위해 사용자의 비용으로 공인회계사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다. 공인회계사는 회계감사와 같이 기업내 출입과 자료 접근권을 갖고, 사용자는 기업비밀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할 수 없고, 거부할 경우 기업위원회에 대한 업무방해죄가 된다. 사용자가 집단 해고시 공인회계사 선임 관련 법규를 위반하면 관련 근로자 수마다 3,750유로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경영참여권의 취지는 기업매각시에도 이어지는데, 250인 이하 기업은 매각시 노동자들에게 선인수권을 보장해야 한다. 인수 자금 및 세제는 정부 재정 또는 기금에서 지원한다. 기업상황에 대해 알 권리가 보장되지 않고, 회생절차에서도 기업상황분석권 및 회생계획안 제출 권한, 동의권을 일체 갖지 못하는 한국 상황과 크게 대비된다. 

 

③ 헌법개정 국민발의권과 국민거부권

박정희 쿠데타 이전의 헌법에서는 국민이 헌법개정을 발의하고 국회 의결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1960년 사월혁명 직후 개정 헌법은 국민발의 헌법개정절차를 두어,​29 50만명 이상이면 헌법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1961년 박정희 쿠데타로 한 번도 적용되어보지 못한 채 1972년 유신헌법에서 삭제되었다.  

이승만 정권의 사사오입 개헌이기는 하였으나, 1954년 개정 헌법은 국민거부권 조항을 두어,​30 50만명 이상이면 주권의 제약 또는 영토의 변경을 가져올 국가 안위에 관한 중대 사항에 대한 국회 의결의 효력을 상실시킬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적용되지 못한 채, 박정희 쿠데타 직후인 1962년 헌법 개정시 삭제되고 말았다. 

국민발안-국민거부권은 행사하지 못한 채 폐기되었지만, 2018년 국회 헌법개정특위 자문위원회 개헌안은 국민발안제도를 담고 있었다.​31 1% 이상의 국민이 발의하면 법률안을 발안할 수 있고, 국회가 원안대로 의결하지 않으면 발안된 법률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하도록 한 것이다. 2018년 대통령 발의 헌법개정안 역시 국민발안제의 근거규정을 두었다.​32 국민발안제는 학계와 야권의 공통 인식이 확보된 내용이다. 

국민이 헌법과 법률 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하면, 여야의 눈치보기에 발목 잡히지 않고 국민 다수의 여론이 모이는 데 따라 헌법과 법률을 바꿀 수 있다. 국민입법제로 도입된 법률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주권자인 국민의 결정은 주권자로부터 위임받은 한시적 권력을 행사하는 대통령의 판단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국민발안에 대해 국회의 대안 입법이 미흡하면, 발안자들은 원안과 국회 대안을 함께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 국회에만 기대하다 허탈할 일이 없다. 국회가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공포한 법률이라도 국민이 거부할 수 있도록 하면, 반민주적인 세력이 국회 다수를 차지해 악법을 통과시키더라도 국민이 막을 수 있다. 국민입법제를 도입하면,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민주공화국을 성장시키기 위해 국민의 뜻에 따라 헌법과 법률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4. 맺으며 

 

개헌은 말은 많이 떠돌지만 어떻게 이룰지 손에 잡히지는 않는 주제다. 미약한 진보정치세력으로서는 ‘진보적 개헌’은 ‘진보집권’처럼, 열망은 가득하나 그에 이르는 지도를 그려내기 어려운 목표다. 우선 진보적 개헌의 시작점을 잘 찾아내는 데 집중하면 어떨까. 진보운동단체들과 협의하여 진보정치의 이상을 담은 개헌안을 준비하되, 성에 차지 않더라도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는 공통안을 이끌어내 야권의 협력으로 개헌안 발의를 이뤄내야 한다. 실제 개헌이 이루어질지는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저항권을 얼마나 끈기있게 성공적으로 행사하느냐에 달려있다. 다만 이미 한번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뤄낸 국민들로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퇴진시키고 헌법을 개정한다면 자신의 삶이 실제로 얼마나 달라질지, 한 번 더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개정될 헌법이 얼마나 빨리 현실이 될지는 진보정치의 몫이다.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지 역시, 온전히 진보정치가 읽어낼 헌법의 가능성의 폭에 달려 있다.  

 

 

 

 

 국민입법센터 대표, 전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 대표, 변호사

​2  헌법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

​3 헌법 제33조 ②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ㆍ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4 헌법 제29조 ② 군인ㆍ군무원ㆍ경찰공무원 기타 법률이 정하는 자가 전투ㆍ훈련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받은 손해에 대하여는 법률이 정하는 보상 외에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

​5 연금액이 기초생활비를 적절히 충당할 만큼 충분해야 하고, 연금의 최소액은 최고액의 1/2은 되어야 한다고 정하는 스위스 연방 헌법을 보라. 스위스 연방 헌법 제112조(노령·유족·장해 보험)

① 연방은 노령·유족·장해 보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다.

② 연방은 법률의 제정에 있어 다음의 원칙을 준수한다.

a. 보험은 의무적이다.

a​bis. 연방은 보조금을 현금 및 현물로 지급한다.

b. 연금은 기초생활비를 적절히 충당할 만큼 충분하여야 한다.

c. 연금의 최고액은 최소액의 2배를 초과하여서는 아니 된다.

d. 연금은 최소한 물가변동에 따라 조정되어야 한다.

​6 헌법재판소 1997. 5. 29. 선고 94헌마33 결정. 생활보호법상 거택보호대상에게 지급되는 1994년도 생계보호기준액이 최저생계비 60% 수준이어서 행복추구권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침해되었다는 청구에 대한 합헌결정.
​7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발효일 1990. 7. 10]

제2조 2. 이 규약의 각 당사국은 현행 입법조치 또는 그 밖의 조치에 의하여 아직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 이 규약에서 인정되는 권리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필요한 입법조치 또는 그 밖의 조치를 채택하기 위하여 자국의 헌법 절차 및 이 규약의 규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약속한다.

​8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발효일 1990. 7. 10.] 

제2조 1. 이 규약의 각 당사국은 특히 입법조치의 채택을 포함한 모든 적절한 수단에 의하여 이 규약에서 인정된 권리의 완전한 실현을 점진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개별적으로 또한 특히 경제적, 기술적인 국제지원과 국제협력을 통하여, 자국의 가용 자원이 허용하는 최대한도까지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한다.

​9 헌법 제35조 ③ 국가는 주택개발정책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10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 일반논평 4호(1991): 적절한 주거에 대한 권리 (규약 제11조 1항)  8문단 (c) 비용의 적정성. 

주거와 관련된 개인 또는 가정의 비용은 다른 기본적인 수요의 확보 및 충족을 위협하지 않거나 제한하지 않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당사국은 일반적으로 주거 관련 비용의 비율이 소득 수준에 적합하도록 보장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당사국은 주거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주택 보조금 및 주택 수요를 적절하게 반영하는 주택 보조금의 형식과 그 수준을 확립해야 한다. 비용의 적정성 원칙에 의거하여 점유자는 적절한 수단을 통해 불합리한 수준의 임대료나 임대료 인상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후략)

번역문은 국가인권위원회(2021), 「유엔 인권조약기구 일반논평 및 일반권고 – 사회권규약위원회 일반논평」에 따랐다. 

​11 최경호(2024), 『어쩌면, 사회주택』, 자음과 모음, 22쪽.
​12 최경호, 28쪽.
​13 독일 민법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통상의 주택 임대차 계약에서는 이러한 존속 보호가 이중의 방식으로 실행되고 있다. 첫째, 임대인은 ‘정당한 이익’이 있을 때만 주택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573조 제1항 제1문). 이 정당한 이익의 대표적인 사유는 ‘자기 필요’, 즉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대한 주택을 자신 또는 자기 가족 구성원 등의 사용을 위해 해지하는 경우다. 임대료를 올리기 위한 목적의 해지는 허용되지 않는다(제573조 제1항 제2문). 둘째, 임대인이 해지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그 해지가 임차인에게 가혹한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 적절한 대체 주거 공간이 기대 가능한 조건으로 마련될 수 없을 때에는 해지가 임차인에게 가혹한 것이 되므로 해지는 제한된다(제574조 제1항, 제2항). 이계수(2023), 『반란의 도시, 베를린』, 스리체어스, 44~47쪽.  
​14  임대료가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 가계의 평균 임대료 부담이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경우, 신축을 통해 필요한 주택을 공급하지 못한 채 거주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경우, 높은 수요에서 주택 공실률이 낮은 경우다. 
​15 문수현(2022), 『주택, 시장보다 국가 – 독일 주택정책 150년』, 이음, 334쪽. 

​16 독일연방헌법재판소 2019. 7. 19. 1 BvL 1/18. 판결문 중 인용 내용은 국회입법조사처의 번역문에 따른 것이다.

​17 권세훈(2016), 「프랑스의 주거정책과 주거권」, 《법제》(2016. 12.), 법제처, 174쪽.

​18 권세훈, 175쪽.

​19 최민아(2020), 『우선 집부터, 파리의 사회주택』, 효형출판, 133-134쪽.

​20 최민아, 140-143쪽.

​21 제헌헌법 제85조 ① 광물 기타 중요한 지하자원, 수산자원, 수력과 경제상 이용할 수 있는 자연력은 국유로 한다.

② 공공필요에 의하여 일정한 기간 그 개발 또는 이용을 특허하거나 또는 특허를 취소함은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행한다.

제87조 중요한 운수, 통신, 금융, 보험, 전기, 수리, 수도, 까스 및 공공성을 가진 기업은 국영 또는 공영으로 한다. 공공필요에 의하여 사영을 특허하거나 또는 그 특허를 취소함은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행한다. 대외무역은 국가의 통제하에 둔다.

​22 1954년 개정된 천연자원 규정 내용은 현행 헌법으로 이어진다. 

헌법 제120조 ① 광물 기타 중요한 지하자원ㆍ수산자원ㆍ수력과 경제상 이용할 수 있는 자연력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일정한 기간 그 채취ㆍ개발 또는 이용을 특허할 수 있다. 

​23 전종익(2020), 「헌법 제120조 제1항 천연자원 규정의 해석」, 《서울대학교 법학》 제61권 제2호,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76쪽.

​24 전종익, 75쪽.

​25 전종익, 83-84쪽.

​26 법제처(2010), 『헌법주석서 Ⅳ』, 482-483쪽.

​27 1948. 7. 3. 국회본회의 제4차 회의 문시환 의원의 제안설명 중.

​28 양승엽(2011), 「프랑스의 기업이익분배법 제정과 현실」, 《국제노동브리프》 2011년 10월호, 한국노동연구원, 71-78쪽.

 

​29 1960년 개정 헌법 제98조 ① 헌법개정의 제안은 대통령, 민의원 또는 참의원의 3분지 1 이상 또는 민의원 의원선거권자 50만인 이상의 찬성으로써 한다. 

​30 1954년 개정 헌법 제7조의2 대한민국의 주권의 제약 또는 영토의 변경을 가져올 국가 안위에 관한 중대 사항은 국회의 가결을 거친 후에 국민투표에 부하여 민의원 의원선거권자 3분지 2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3분지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전항의 국민투표의 발의는 국회의 가결이 있은 후 1개월 이내에 민의원 의원선거권자 50만인 이상의 찬성으로써 한다. 

국민투표에서 찬성을 얻지 못한 때에는 제1항의 국회의 가결사항은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

국민투표의 절차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써 정한다.

​31 2018년 국회 헌법개정특위 자문위원회 개헌안 제00조 ① 국민은 국회의원선거권자 100분의 1 이상 서명으로 법률안과 국가 주요 정책에 대해 발안할 수 있다. 국회는 국민이 발안한 법률안이나 국가 주요 정책에 대해 6개월 이내에 원안대로 의결하거나 대안이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② 국회가 국민이 발안한 법률안이나 정책안을 원안대로 의결하지 않을 경우, 국민이 발안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그 안을 대상으로 국민투표를 실시하여야 한다. 국민투표에서 국회의원선거권자 4분의 1 이상이 투표하여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국회가 대안을 제시하는 경우, 원안과 대안을 모두 국민투표에 회부한다. 

​32 문재인 대통령 헌법개정발의안 제56조 국민은 법률안을 발의할 수 있다. 발의의 요건과 절차 등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