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책연구

3-7. [청년기획] 청년예산 지원? 국민의힘의 공허한 말잔치

진보정책연구원 2025. 7. 24. 14:37

[청년기획] 청년예산 지원? 국민의힘의 공허한 말잔치_송명숙

 

송명숙 (연구원)

 

 지난 9월 24일 국민의힘과 정부가 청년 취업지원 대책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고, 청년층 취업 지원 예산을 16% 증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4년도 1조 9,689억원이었던 예산을 2조 2,922억원으로 증액하고, ‘취약 청년 지원법’을 추진해 위기 청년의 지원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한다. 한동훈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청년의 힘”이 되겠다며, 청년을 위한 정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JTBC』, 2024년 9월 24일)

 

 

 지난 3년간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을 강조했다. 정부가 돈을 풀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3년째 허리띠를 졸라맸다. 특히, 2025년 예산안의 경우 24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 구조조조정을 단행했다고 홍보했다. 이 와중에 ‘청년층 취업 지원 예산’을 16%나 증액했다는 것은 의외다. 정부와 여당이 청년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 

 
 

늘어난 ‘것 처럼 보이는’ 예산  

 

 우선 고용노동부의 예산편성현황 중 청년과 관련된 세부사업을 살펴봤다. 가장 큰 증액사업은 ▲청년일자리창출지원 영역이다. 2024년 6,570억 규모에서 7,770억 규모로 1,200억 가까이 증액했다. 당정협의회에서 늘렸다고 밝힌 3천억 규모의 예산 중 30%이상이 해당 사업에 배정됐다. 해당 사업은 <청년일자리 도약장려금>으로 5인 이상 기업에서 취업애로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6개월 이상 고용유지시 최장 2년간 최대 1,200만원을 사업주에게 지원해준다. 이 사업은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청년디지털일자리> 등 주요 청년 채용장려금 사업이 21년에 일괄 종료되면서 그 뒤를 이어 신설된 채용장려금 사업이다.  작년에 비해 예산이 1,200억 증액 된 것은 맞지만 21년도 예산안(1조 1,120억)과 비교하면 아직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2024년엔 전년대비 2,300억원을 감액했는데, 그 절반을 증액한 것에 불과하다. 기저효과로 인해 예산이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 것 뿐이다.  

 
 
 
 
 
 
 

그림1. 최근 5개년 청년일자리 도약장려금 예산, 2025년 고용노동부 예산안 사업설명 자료 재가공 

 

 두번째로 규모가 큰 증액사업은 ▲청년취업진로 및 일경험 지원 영역이다. 2024년 2,440억 규모에서 2,970억 규모로 약 530억을 증액했다. 2,180억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예산이 <청년 일 경험지원> 사업에 배정됐다. 이 사업은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양질의 일경험 프로그램을 제공해 청년들이 직무를 탐색하고 진로를 설정하며 직무역량을 강화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짧게는 5일 내외의 기업탐방부터, 길게는 5개월 내외의 인턴형까지 4개의 유형이 있다. 

표1. <청년일경험지원>사업, 고용노동부 

 

 국회 예산정책처의 2025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청년 일 경험지원>사업을 대폭 확대한 것은 내년부터 국민취업지원제도 내 일경험프로그램이 폐지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국민취업지원제도 내 일경험프로그램이 기존 일경험지원 사업과 내용 및 대상이 중복된다며 폐지하고 <청년일경험지원>사업과 <중장년 인턴제>로 통합 운영한다고 밝혔다. <청년일경험지원>사업의 대상자는 2024년 48,000명에서 2025년 58,000명으로 10,000명이 늘어나면서 예산이 증액됐지만, 프로그램 폐지로 줄어든 대상자가  15,000명이다. 정부가 통합 운영한다고 밝힌 2025년 중장년 인턴제 대상자 865명을 합쳐도 오히려  4,000명 가까이 줄었다. 실질적으로 일경험 프로그램의 대상자는 줄었지만 중복 프로그램의 폐지로 예산과 참여인원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다.

 
 

지원이라고 보기엔 민망한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공제’

 

 예산 확대를 포함해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공제>(이하 중기우대저축공제)출시도 발표했다. 청년이 월 10~50만원을 저축하면 기업이 납입금의 20%를 추가로 지원하고 은행이 1~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제도다. 정부는 기업 납입액에 대해 소득세·법인세 감면 혜택을 준다. 2023년 7월부터 신규 가입이 중단되어 사실상 폐지된 <내일채움공제>와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정부의 재정 투입 여부다. 대표적인 청년 예산으로 꼽혔던 <내일채움공제>는 올해 부터 기존 가입자에 대한 잔여 지원액만 배정했기 때문에 작년 2,390억원에서 290억원으로 줄었다. 2,100억 규모의 큰 감액이다.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공제 청년내일채움공제(2022년 기준)
가입기간 5년 2년
청년 납임금 월 10만 ~ 50만원
(총 600만 ~ 3000만원)
월 12만 5000원
(총 300만원)
적립금 개인 납입금에 따라 20%지원 기업 300만원 + 정부 600만원 지원
기업적립금의 정부 지원 없음(기업전액 부담), 세제혜택 30인 미만 100%, 30~50인 미만 80%, 50~200인 미만 50%, 200인 이상 미지원

표2. 청년내일채음공제와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공제 비교, 『경향신문』2024년 10월 1일

 

 물론, 그간 <내일채움공제>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점점 증가하는 중도해지율을 근거로 정책 폐지의 주장도 있었지만, 청년의 고용환경이나 중소기업 인력난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질적 성과가 있었던 만큼 대체 제도가 마련될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어차피 일몰사업이었다면서 폐지를 밀어붙였다. 문제는 폐지 후 얼마 안 있어 비슷한 제도를 신설해 내놨다는 점이다.(『경향신문』, 2024년 10월 1일) 

 

 <중기우대 저축공제>는 재정투입이 없어 <내일채움공제>에 비해 근로자와 기업의 부담이 늘어났다. 지난 25일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한 여당의원도 “대·중소기업 임금격차를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줄여야하는데, <중기우대 저축공제>는 근로자 부담이 늘어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고 장기재직자가 생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내일신문』, 2024년 11월 1일) 이렇게 정부지원이 확 줄었는데도 당정협의회에서 굳이 ‘청년 지원’사업으로 강조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두루뭉술 모아서 늘렸다고 퉁치는 청년 지원 예산

 

 사실 정부의 예산 분류 체계에 공식적으로 정리된 ‘청년예산’은 없다. 예를 들어 ‘어촌어향활성화’프로그램에 <청년어촌정착지원>이라는 세부사업에 배정된 60억 규모의 예산은 청년예산이라고 봐야 할까 아닐까? ‘고용창출’ 프로그램에 <해외취업지원> 세부사업에 배정된 470억원은 34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하지만 사업명에 ‘청년’이 없다. 이 예산은 청년예산인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 두 물음에 대한 답이다. 같은 기준으로 보면 지난 당정협의회에서 발표한 2조 2,922억원은 정부와 여당이 세운 기준에 맞는 ‘청년층 지원 예산’이다. 하지만 그 세부내역은 알 수 없다. 

 

 윤석열 정부는 이와 비슷한 발표를 한 전적이 있다. 작년 5월 각 부처 자료를 취합해 ‘2023년 청년정책 시행계획’을 발표했는데, 투입 예정인 청년 예산이 문재인 정부가 책정했던 지난해 예산에 견줘 3.1%(7685억원) 늘어난 25조 4,178억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겨레>가 나라살림연구소와 함께 이 시행계획의 세부 보고서를 입수해 33개 정부부처의 390개 청년정책 사업을 전수 분석한 결과, 정부가 청년 예산으로 산출해 배정한 금액은 19조 8,788억원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밝힌 예산보다 5조 5,390억원 적었다. 정부가 청년 예산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겨레』, 2023년 5월 9일)

 

 이번 당정협의회 발표도 마찬가지다. 증액과 감액의 세부내역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증액했다고 한 3,220억 중 절반 이상이 기저효과에 따라 늘어난 것처럼 보이거나 폐지되는 사업과 합쳐져 증액된 것 처럼 보이는 착시효과의 결과다. 이를 두고 청년 지원 예산을 16%나 늘렸다고 발표하며, ‘청년의 힘’이 되겠다고 하는 것은 공허한 말잔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