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책연구

9-4. [진보정책 연구결과3] 광장의 빛은 대학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

진보정책연구원 2025. 8. 21. 11:30

[진보정책 연구결과3] 광장의 빛은 대학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1) 

 

 

송명숙 _연구원

 

 

지난 2월 진보정책연구원에서는 「12.3 비상계엄 발포와 빛의 항쟁_대학생의 참여를 중심으로」를 제목으로 한 연구를 진행했다. 12.3 비상계엄 발포 후, ‘응원봉 세대’ 등 이전과 다른 2030세대의 모습이 포착됐다. 특히, 전국적으로 대학에서 시국선언이 줄을 이었고, 서울대·이화여대 등에서는 학생총회를 통해 윤석열 퇴진을 결의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그간 대학 학생회의 정치적 중립이 중요하게 다뤄졌고, 대학에서의 정치 활동이 위축된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은 어떻게 바로 행동에 나설 수 있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나아가 향후 대학에서의 실천과 행동을 이어갈 수 있는 기제가 무엇인지 도출해 보자는 취지의 연구를 진행했다.

 

대학생은 ‘정치에 관심 없다.’, ‘탈정치화 됐다.’는 단편적 평가일뿐.

 

인터뷰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대학에서 정치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명제에 대부분 동의 했지만, 대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 했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기 보다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우선, 정치이야기를 하면 갈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이것은 대학생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분위기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정치적인 신념이라는 게 당연히 100% 맞을 수는 없는 건데 그런 논쟁 자체를 굉장히 꺼려하고 그렇게 부딪힐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그만 그만 얘기 그만하고 이제 그냥 우리 술이나 먹자 그냥 이런 식의 분위기가 되게 큰 것 같고요.약간 말싸움 자체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이 사람이 나를 어떻게 낙인 찍을까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학교라는게 정치에서 벗어날 수 없는 공간이고 애초에 정치적 중립이 존재한가 싶지만, 그런 인식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강한 것 같아요. 정치적 말이나 그런 얘기를 하면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거니까 자제해라 라는”

 

“공격받을까 봐 그런 건 아닐까요?”

 

“싸운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걸 말 꺼내면 싸움의 뿌리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참여자들은 정치 이야기를 하면 관계가 불편해지거나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는 사회적구조와 분위기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취업이 어려워지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사회적 배경을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내 눈앞에 실제적인 삶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실제적인 삶과 직결되는데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청년의 삶은 망치고 개인주의 성향을 갖도록 압박해서 살아가다 보니 청년 세대의 정치적 무관심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옛날 세대보다 일자리, 주거문제나 이런게 더 심각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성장 과정에서부터 정당과 연관되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배워왔다는 참여자도 있었다. 같은 그룹에서 인터뷰한 다른 참여자들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 동의하는 분위기 였다.

 

“저희가 중고등학생 때부터 되게 비정파성 항상 무슨 봉사 활동을 할 때도 정치 어떤 정당과 연관되지 않는 그런 특성들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막 학교 교사들한테도 절대 정치적인 발언을 하면 안 되고 그런 규칙들을 이제 계속 들으면서 자라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공적인 자리에서 정치 얘기를 하는 거는 하면 안 되는 거 그러니까 어떤 정당을 지지한다 안 지지한다가 아니라 그냥 정치에 대한 얘기 자체를 안 했잖아요.”

 

중고등학교 뿐 아니라 대학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참여자도 있었다. 강의실에서도 토론 수업에서 정치와 관련된 주제 토론을 할 때, 타협과 결론을 도출하기 보다는 두루 두루 의견이 맞다고 넘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토론과 논쟁을 피하게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 진다고 했다.

 

“추가적 정치 얘기를 피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저는 수업에서도 느낀 적이 있었는데 교양 수업 중에 이제 1학년들이 필수로 들어야 되는 교양 수업으로 이제 여러 가지 주제들에 대해서 발표를 하고 그거에 대해서 토론하는 수업이 있었어요.

그 자리에서 그러한 발언들을 문제 삼는 건 저밖에 없었고 그거에 대해서 교수님이 어떻다라고 코멘트 하지도 않고 그냥 아 이런 의견이 나왔습니다. 저런 의견이 나왔습니다 하고 그냥 오늘 나온 의견들 다 되게 건설적이고 나올 수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넘어가니까 정말 내가 만약에 이런 걸 계속 문제 삼았을 때 보호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저런 의견들을 그냥 있을 수 있지라고 하고 넘어가는 게 맞나 그냥 이거에 대해서 부딪혀 보지 않고 그냥 너는 그렇게 생각해 하고 넘어가는 게 맞나라는 회의가 되게 많이 들었던 경험이 있어요.”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에 참여한 학생들은 이전과 양적으로 비교할 수 없지만 대학사회에는 정치적 논쟁도 있고 활동도 존재한다고 반문했다. 특별히 대학생의 문제라기 보다 정치에 무관심한 층은 어느 연령대에나 있기 마련이고, 대학생들 중에서도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언론에서 다뤄지지 않는 다며 프레임을 씌우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참여자도 있었다.

 

“대학생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하는데 사실 무관심한 층은 어느 연령대에나 있다고 생각을 해서 대학생들이 그렇게 특별히 더 무관심한 것 같지는 않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오히려 대학생들 중에서도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이 여론에서 잘 다뤄지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언론에서 잘 다뤄지지 않는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사실 그렇게까지 무관심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만약 그게 맞다면 그 이유를 찾아본다면 이제 저희 세대는 되게 신자유주의 경쟁 시대에 태어나서 약간 그런 거에 관심을 가질 겨를이 좀 더 적지 않았나 싶고.”

 

“아무래도 운동권 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확실히 더 적은 편이기도 하고 그리고 그렇게 막 경찰들이랑 싸운다 이런 정도의 시위를 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아무래도 그분들이 대학생들은 정치에 더 무관심하다라고 말씀을 만드신 것 같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정치에 무관심한 세대는 그냥 어느 세대나 있는 편이고 그냥 우리 대학생이 특별히 더 무관심하다고 생각을 하지는 않아요.”

 

80년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끌었던 당시의 대학사회 모습과 같을 수 없지만, 여전히 대학생들은 정치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고 자신의 참여와 행동이 필요한 때가 있다면 기꺼이 동참할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인터뷰 뿐 아니라, 지난 25일 연구보고 발표 집담회에 토크패널로 참여한 시국선언 제안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고려대학교 노민영 학생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다음 날 아침 정경대 후문 거리가 온통 새하얗게 보일 정도로 대자보가 빼곡히 붙어있던 장면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비상 계엄 발포 전부터 윤석열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연서명을 모으고 있었는데 그때는 종이를 찢는 사람도 있었고, 조용하고 아무도 행동할 것 같지 않아서 걱정이었지만 학생들이 다 지켜보고 있고 판단하고 있고 필요할 때 나설 수 있는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숙명여대 황다경 학생도 시국선언 하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지만, 하고 나니 용기내줘서 고맙다는 응원을 정말 많이 들었다고 했다.

 

지금은 얼어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대학사회이지만 정치와 관련한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장이 만들어지고, 함께 할 수 있는 캠페인등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면서 구성원들이 그 경험을 함께 누적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많은 대학에서 시국선언이 진행됐지만 아닌 곳들도 있었다. 그 차이는 해당 학교에서 의견을 내고 실천하는 활동하는 대학생들이 있느냐였다. 소수라 하더라도 해당 학교에 지속적으로 윤석열 퇴진이나 윤석열 정부 동안 벌어진 이태원 참사, 전세사기, 채상병 사건 등 청년과 가깝다고 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활발하게 제기하고 실천하는 대학생들의 활동이 있었던 학교와 아닌 학교의 차이가 시국선언의 유무를 갈랐다.

 

 

생각보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정치이야기

 

 특히, 인터뷰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두 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하나같이 정치관련 이야기를 나눈 것이 재미있고 흥미로운 경험이라고 했다. 광장에 참여했기 때문에 생각이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막상 이야기를 나누고 보니 서로 다른 점이 보여서 신기했다는 참여자,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다 보니 자신이 평소 하던 생각을 다시 정리해보게 됐다는 참여자 등 이유는 달랐지만 모두들 긍정적 경험으로 평가했다. 

 

“다른 대학의 사람들과 얘기할 수 있는게 인상적이었고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지만 조금씩 다른 얘기를 듣는게 재밌었습니다.”

 

“저랑 같지 않은 다른 배경이라든지 좀 다양한 환경의 의식 그런 분들하고 얘기 나올 수 있어서 굉장히 생각이 좀 넓어졌던 것 같습니다.”

 

“인상깊었던 점이 제가 주로 어울리는 사람들이 비슷한 사람만 있어서 사회운동에 대해서 빠지지 않고 다 열심히 하거나 무관심한 사람들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느데 같은 집단에 소속되어 있더라고 생각하는게 다를 수 있고 지지하는게 다를 수 있고, 지지할 수 있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다를 수 있다는게”

 

“또 속속들이 자세한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재밌었던 것 같고요.저희끼리 얘기하는 게 그리고 또 약간 뭔가 혼자 생각했던 것들을 직접 나누고 뭔가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뭔가 떠들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서 저 스스로에게도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저도 보통 이런 류의 얘기는 가족들이랑도 안 하진 않지만 친구들이랑 주로 하는데 그래서 항상 아는 사람들이랑만 항상 이런 주제로 얘기를 했었는데 처음 보는 얼굴들이랑 이렇게 의견에 맞는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좋았고 또 얘기를 하면서 더 그니까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부분들을 생각해 볼 수도 있었고 또 어떻게 구현할 수 있었던 생각이 들었어요.”

 

 

덧붙여 참여자 다수는 탄핵이후에는 정치 관련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했다​.

“뭔가 탄핵 이후에 그 탈정치화 외에도 탄핵 이후에 바라는 사회 변화나 학교 모습 이런 거를 저만 생각 하고 이렇게 속으로 삼키는 게 아니라 이렇게 입 밖으로 꺼내볼 수 있으니까 그리고 같이 상상해 볼 수 있으니까 그게 좋았던 것 같고”

 

“제가 오늘 새벽에도 술자리에서 살짝 그런 얘기를 꺼내봤거든요. 혹시 정치 얘기 조금만 해도 되냐 하면서 말을 꺼내봤는데 생각보다 다들 그렇게 기피해 왔던 거와는 달리 다들 얘기를 잘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저랑 제 주변 사람들처럼 이제 윤석열 탄핵 이후에 좀 이런 정치랑 사회와 관련된 의제에 대해서 좀 더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안전하게 토론할 수 있는 공론장이라고 하면, 잘 차려진 원탁 테이블과 행사를 떠올릴 수 있지만 오히려 강의실이나 동아리방 등 일상적인 생활공간에서 서로 질문하고 의견을 나누는 경험을 자연스럽고 반복적으로 쌓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광장의 경험을 일상의 변화로 

 

광장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러가지 인식의 변화를 경험했다.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었는데, 하나는 정치에 보다 관심을 가지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생각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었다.

 

“옛날에는 내가 이제 하나의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과연 이 세상이 바뀔까라는 의견이었지만 내가 정말로 원하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세상이 변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지 그 세상이 바뀔 가능성이 나 더 생기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어서”

 

“제가 계엄 전까지는 정치에 아예 관심도 없었고 정말 정치의 정자 그런 막 술자리 같은데서 꺼내도 정말 큰일 나는 줄 알았고 제 평판이 막 뒤집히는 줄 알았고 그래서 정말 그런 얘기를 꺼려 왔었는데 요즘 들어서 좀 약간 정치적인 얘기를 좀 주변 사람들한테 조심스럽게 꺼내보고 제 고민도 얘기를 하고”

 

“사실 저도 그전까지는 정치에 막 그렇게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이번 사태를 통해서 정말 되게 유권자가 행사하는 한 표가 되게 중요하다라는 생각도 하게 됐고 민주주의에서 정치 그러니까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정말 꼭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중략) 그계엄 이후로 되게 뉴스도 많이 보려고 하고 있고 되게 정치 참여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되게 중요하구나 많이 느끼게 됐던 것 같습니다.”

 

“제가 사실 이번 계엄 이후로 약간 조금 정치 활동을 하는 걸 열심히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고 집회도 나왔지만 이번에 그러면서 개강하면서 뭔가 좀 (학교 동아리에) 새롭게 가입을 한 것들이 또 있어가지고”

 

뉴스를 찾아보고 생각을 정리하고 정치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 변화뿐 아니라 집회참여에 대한 인식 변화도 눈에 띄게 확인됐다. 인터뷰 참가자들은 이전에 집회 참가 경험이 많지 않았고 있다고 해도 청소년시절 부모님과 함께 박근혜 퇴진 집회에 참가한 것을 유일한 집회 참여 경험으로 꼽은 사람도 많았다. ‘뉴스를 통해 보고 경찰과의 충돌을 예상하며 걱정을 하거나 엄숙한 분위기일 것’이라 ‘내가 가긴 어려운 자리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광장의 경험을 통해 내가 참여해도 괜찮은 자리'라는 시각이 다수였다.

 

“집회라고 하는 거는 제가 어렸을 때 뉴스를 통해서 본 약간 맨날 장대 들고 약간 경찰이랑 싸우고 그러니까 경찰은 맨날 물대포 쏴대고 막 약간 이런 거였는데 딱 가서 봤을 때 그냥 뭐 틈만 나면 노래 틀고 약간 그냥 자유 발언 하고 약간 이런 것들이 내가 생각했던 그런 옛날에 그런 집회의 모습과는 다른 분위기여서 그게 놀랐던 게 처음 되게 컸었고 그래서 다음에도 이제 집회에 같이 나가지 않겠냐라고 했었을 때 스스럼없이 일정 맞으면 가겠다 그래서 몇 번 가게 되는 그런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좀 저속한 표현일 수 있지만 이제 제가 그때 갔다 오고 나서 친구들한테 한 얘기가 약간 움직이는 노래방 같다라는 되게 노래를 다들 아는 대중적인 노래를 틀어주시고 가면서 행진을 하는데 되게 재미있고 연대감도 들고 그런 거예요.”

 

“집회에 가면 자유 발언에서 정말 사회에서 평범하다고 얘기하는 사람 혹은 평범보다 못하다고 얘기하는 사람, 그들이 자기들이 어떻게 살고 이런 부분이 힘들다 이런 부분을 고쳐줘야 된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걸 보면서 되게 의미 있는 곳이라고 생각을 많이 하게됐고, 두 번째는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집회에 나가는 게 뭐 어떤 자격이 필요하거나 엄청난 지식 수준을 가지고 있거나 이래서가 아니라 그냥 참여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겠구나 좀 장벽이 낮아졌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약간 되게 되게 엄숙한 느낌처럼 처음에는 이렇게 대학교 에타 내에서 조심해라 이렇게 됐는데 사실 저도 처음에 무서워서 초반에는 안 갔어요. 그 다음 주에 가기 시작했는데 응원봉이 나오기 시작했잖아요. 다들 노래도 부르고 다들 발언도 좀 자유롭게 하고 그러니까 뭔가 용기가 생긴다고 해야 되나 나도 나갈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주목해볼만한 점은 ‘연대’에 대한 인식과 민주노총과 전농과 같은 운동단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인터뷰 참여자들 중 다수는 자신의 힘을 보태 바뀔 수 있거나, 투쟁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함께 해야 한다는 쪽으로 변화됐다고 했다. 

 

 

“전농은 애초에 몰랐는데 이번에 보면서 이번에 좀 농민 관련해서 조금 알게 되기는 했어요. 농민 관련한 어떤 의제가 있다면 캠페인에 참여할 의향이 생겼어요.”

 

“생각이 달라진 부분은 장애인 이동권이나 민주노총 총파업 전농 같은 부분들은 뭔가 나랑 크게 관련이 없고 이제 내가 안 하더라도 누군가 이렇게 해주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도 하거든요. 뭔가 그리고 이 분들은 제 생각에는 되게 일선에 있다고 생각해서 가장 많이 부딪히기도 하고, 그래서 (그 분들이 하는) 집회에 참여하는 거에 대해 두려움도 있었어요. 근데 이번 계엄 시국을 지나오면서 뭔가 연대가 중요하구나. 그리고 이제 남태령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까 뭔가 경찰들도 더 이제 폭력을 덜 쓴다든지 하는 그런 변화를 느껴서 진짜 우리가 가야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있겠구나 라고 생각이 들어서 예전 같으면 집회에는 참여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지금은 참여하겠다는 걸로 바뀌었어요.”

 

“시위하면서 민주노총의 길을 열겠습니다라는 멘트가 조금 유명해지기도 했고 그래서 저희 세대들 사이에서는 뭔가 운동권 그러니까 저희 학교 학생들 사이에 있었던 좀 운동권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실체 없는 괴담보다는 조금 그래도 사람이 하는 거다에 가까워진 것 같기는 해요.”

 

“저는 그전까지 이제 성소수자 관련된 인권에 대해서 솔직히 말하면 조금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왜 그렇게 생각을 하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이제 성소수자 분이 발언을 하시는 걸 듣게 됐는데 너무 법적으로 법적으로 보호되어지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기후정의 좀 관심이 많이 치중된 편이라 기후 쪽 사람들의 말이 가장 많이 들어오기도 했는데 노동자분들 라이더 배달 라이더 분들 아니면 외국인 노동자분들, 그다음에 석탄 화력발전소 노동자분들 이분들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이런 얘기를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되게 좀 인상 깊었어요.”

 

“그래서 처음 대학생 집회에 참여하고 저희가 물론 윤석열에 대한 얘기도 하지만 대학사회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누고 그러잖아요. 강의 할 때 그리고 나서 그다음에 연달아서 바로 시작되니까 근데 사실 그 발언을 하실 때 저는 다시 뭔가 연대라는 걸 생각하게 됐던 게 너무 다양한 사람들이 발언을 해요. 여기서 일단 노동자 여성 노인 아니면은 성소수자 같은 다양한 사람들이 막 발언을 하는데 제가 살면서 이렇게 뭔가 사회적으로 약자라고 규정한 사람들의 물론 저도 약자고 저도 어리고 저도 여자고 그러니까 근데 이렇게 이런 약자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진지하게 내가 이렇게 오프라인으로 온라인이 아니고 오프라인으로 들어본 적이 있었나 싶더라고 그러니까 뭔가 이 사람들이 뭔가 애틋해지는 거예요.”

 

“그런(당사자들의 사회적인 활동이 있다는) 걸 알았는데도 내가 이거를 만약에 연대하지 않아서 혹은 내가 가지 않아서 화력이 부족해 가지고 좋게 끝나지 않았다라는 결과가 나오면은 굉장히 조금 좀 오랜 기간을 힘들어 할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가지고 이미 알아버린 거 어떻게 할 수도 없다 그냥 나가자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고 저는 만약에 계엄 사태가 없었으면은 저는 의제에 동의까지는 하겠지만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았을 것 같아요.”

 

광장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정치와 여러 가지 사회 의제에 참여하거나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인식이 높아졌고 관심을 가지는 것을 넘어서 필요할 경우 사회적 행동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의지가 높아졌다. 여러 가지 의제에 대한 집회 참여 여부를 물었을 때도, ‘자신의 참여가 필요한 곳’, ‘내가 참여함으로써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곳’, ‘나라도 참여해서 참가자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곳’ 등 참여 이유와 기준을 명확히 답했다. 

인터뷰 참가자들은 12.3 비상계엄 발포는 한국 사회 민주주의의 위기였고, 4개월이 넘는 항쟁의 시간은 비록 어렵고 고된 시간이었지만 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은 서로 알아가고 배우면서 함께 투쟁했고, 대학생들도 광장의 참여를 통해 시야가 넓어지고 사회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스스로 찾게 됐다.

 

앞으로 광장의 경험이 대학사회의 변화를 만드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실천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2월부터 시작한 인터뷰가 3주간 진행되면서 3월 초에 마무리 됐는데, 마지막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개강 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대학사회의 분위기에 걱정을 하기도 했다. 계엄이 터지고 아직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리지 않았는데 주변 학생들의 관심이 계엄 발포 초기와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 워낙 충격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많은 대학생들이 실천과 행동에 나섰고, 광장으로 모였다.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긴박하고 절박한 시간이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런 긴박한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꼭 좋은 일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함께 겪은 ‘경험’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고 일상에서 하나씩 변화의 단초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뷰에 참여한 대학생들 중에는 이번 광장의 참여를 바탕으로 동아리와 학생회에 가입했다는 참여자들이 있었다. 이전보다 넓은 시야로 사회를 바라보고 함께 행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연구발표 집담회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라운드 토크 시간에 연구발표에 대한 소감과 함께 마지막에 각자가 속한 단체에서 하는 농활 프로그램과 5·18광주 기행 참가 홍보를 덧붙였다. 소소하지만 유의미한 변화가 곳곳에서 쌓이고 있다.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 광장을 경험한 대학생들의 실천이 지속된다면 앞으로의 대학사회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1) 진보정책연구원, 「12.3 비상계엄 발포와 빛의 항쟁_대학생의 참여를 중심으로」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발췌 요약해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