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책연구

9-5. [정책해설] 불평등 해소를 위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진보정책연구원 2025. 8. 21. 12:08

[정책해설] 불평등 해소를 위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김정엽 _윤종오 국회의원실 보좌관

 

 

 

1. 모두의 현안이 된 불평등, 진보정당의 역할은?

 

불평등은 모두의 문제가 됐다. 과거에는 불평등한 현실을 지적하며 이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주로 소수정당인 진보정당의 몫이었다. 경제 성장이 불평등을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혹은 불평등 자체를 자본주의 사회의 필연적인 현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시각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제는 보수주의 정당마저도 불평등 해소를 시급한 현안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진보정당 초창기에 제기했던 의제 중 상당수를 기성 정치권에서 수용하고, 일부는 현실화됐다. 평등의 가치를 중심으로 자신의 존재이유를 설명했던 진보정당으로서는 바람직한 변화다. 하지만 불평등 문제가 정치권의 주요 의제로 떠오르면서 진보정당은 자신의 입지가 되려 줄어드는 역설적 상황에 직면했다.

이런 조건에서 진보정당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기성 정당이 제시하는 의제들이 예전에 우리의 것이었다고, ‘저작권’은 우리에게 있다는 자기 위안에 안주할 수는 없다. 과거에 내놓은 방안을 되풀이하거나, 다른 정당의 해법에 숫자만 더 늘리는 식으로는 국민이 진보정당을 지지해야 할 분명한 이유를 제공하기 어렵다.

불평등 해소를 위한 진보의제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모순과 구조적 부조리를 깊이 파고들며 더욱 본질적이고 급진적인, 그래서 새로운 의제를 다시 마련해야 할 때다. 지금 시대에 필요한 불평등 해법, 특히 진보정당이 제시해야 할 대안은 어떻게 마련돼야 하는가?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급진적 대안은 어떤 차원에서 마련돼야 하는가?

 

 

2. 더 많은 복지 급여, 더 높은 세율?

 

불평등이란 소득이나 자산 등이 특정 계층에 편중된 현상을 뜻한다. 이를 해소하려면 한쪽으로 쏠린 소득과 부를 하위계층으로 이전해야 한다. 소득을 이전하는 대표적 수단이 복지정책이다. 복지정책의 급여액이나 대상자를 확대하면 하위층에 더 많은 소득이 돌아가므로 불평등을 곧바로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대부분의 복지급여는 수혜자에 대한 낙인이나 멸시 등을 수반하게 된다. 이에 대한 대책을 준비하지 않은 채 복지급여만 늘린다면, 불평등을 가리키는 지표는 개선되더라도 불평등한 현실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불평등 해소를 위한 진보정당의 급진적 대안이 복지급여 확대로만 환원될 수 없는 이유다.

조세정책을 통해서도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 소득세나 부동산 보유세 등에 높은 세율을 적용하면 고소득층의 몫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소득과 부의 편중이 완화된다. 이는 사회적 정의에도 부합하는 것처럼 보인다. 진보정당의 불평등 해소 방안에 조세정책이 빠질 수 없는 이유다.

여기서도 고려해 볼 점이 있다. 조세정책을 통한 불평등 해소 방안은, 생산활동의 성과가 이미 한쪽에만 편중돼 축적된다는 것을 전제한다. 조세정책은 소득과 부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사회경제적 구조보다는, 그와 같은 구조가 낳은 결과를 사후적으로 보정하는 데 주목한다. 일차적 분배가 왜곡된 상황을 바로 잡지 못한다면, 불평등한 현실의 근본적 개혁은 큰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익숙한 불평등 해소 방안은 주로 고소득자로부터 징수한 조세로 마련한 재원을 취약계층에게 복지정책 등을 통해 이전하는 방식이다. 증세와 복지 확대를 핵심으로 한 이와 같은 재분배 구조는 불평등 해소를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더 많은 복지 급여와 더 높은 세율’만으로는 진보정치가 추구해야 할 급진적 대안 마련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충분히 응답할 수 없다. 수혜자에 대한 낙인과 배제를 초래하는 구조, 불균등한 부의 축적을 지속하는 생산양식 자체를 문제 삼아야 한다. 불평등 해소는 단순한 부의 재분배가 아니라, 오래된 사회 질서와 권력 관계를 대체할 새로운 사회 구조를 만드는 방대하고 종합적인 과업이기 때문이다.

 

 

3. 소유구조 개편과 ‘지역공공자산’

 

불평등을 지속시키는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서는 조세와 복지정책 뿐만 아니라 소유 문제에도 주목해야 한다. 경제적 가치를 갖는 자산 대부분을 자본이 소유하는 현재의 생산 양식이 불평등의 근원이다. 그렇다면 불평등을 구조적으로 초래하는 생산 양식을 그대로 둔 채 거기서 발생한 이윤의 일부를 조세라는 수단을 통해 이전하는 것에 한정해선 안 된다. 특히 독점적 지대 창출로 발생하는 ‘불로소득’이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지금 시대에는 소유구조 개편에 대한 대안이 더욱 절실하다.

소유구조 개편을 통한 불평등 구조의 변화는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할 수 있을까? 소유권에 대한 문제제기 자체는 진보진영 안에서 비교적 익숙한 주제다. 사적소유에 대한 대안으로서 국유화 시도가 이미 역사적으로 존재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는 물론 유럽 사회민주주의 국가에서도 흔하게 관찰됐다. 오늘날의 진보정치 안에서도 기간산업이나 네트워크산업 등에 대한 국유화 논의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이런 역사적 경험에 기인한다.

하지만 사적소유의 폐해를 극복할 소유구조 개편 문제를 단순한 당위에 의해 관성적으로 반복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유구조 개편에 대한 충분한 논거, 실현 가능한 전략과 실행 계획 등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에 대한 새로운 시도로, 진보당은 ‘지역공공자산’을 제시했다.

‘공공서비스 공영화를 위한 지역공공자산 형성’은 불평등 해소를 위한 급진적이고 혁신적인 대안이다. 지역공공자산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을 포함한 지역 공동체가 공유하는 자산을 뜻한다.

지역공공자산 형성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해야 할 공공서비스 전체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 단 이번에 제시한 지역공공자산은 전체 공공서비스 가운데 재생에너지, 공공버스, 지역금융을 먼저 대상으로 한다. 재생에너지와 공공교통은 기후위기 대처를 위해 강조되는 정책수단으로, 전환의 시급성, 소요 재원의 크기, 공공서비스로서 중요성에 비추어 우선적으로 공공의 책임으로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공공자산은 다른 공공서비스로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

지역공공자산 형성에 필요한 재원은 증세 뿐만 아니라 지역공공자산을 구성하는 한 요소이기도 한 지역공공은행의 투자로 마련한다. 다른 한 편으로 지역공공은행은 이와 같이 지역 공공서비스 확대에 투자하면서 금융기관으로의 역할을 정립해 나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공공자산이 지역경제 안에서의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다.

특정 개인이 아닌 모두의 소유를 지향하는 지역공공자산의 본질적 특성 때문에 과거 국유화 경험에서 드러난 비효율과 관료주의적 폐해에 대한 우려나 비판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지역공공자산의 축적과 운영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위해 주민자치를 법제화하는 등의 다양한 주민참여 정책도 함께 담았다.

이와 같이 구성된 진보당의 지역공공자산 대안은 사적 소유를 절대화하는 이데올로기 자체를 문제 삼는다.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만큼은 사적 소유 대신 지역 공동체 공동의 소유로 만들어 필수재에 대한 보편적 접근권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불평등을 지속하는 사회경제적 구조의 전환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소유구조 개편은 단지 국가 또는 사회의 소유가 바람직하다는 선언적 주장을 반복해선 현실화하기 어렵다. 진보당의 지역공공자산은 자원과 자원력 국유, 공공서비스 국공영 원칙을 밝힌 제헌헌법에서 그 연원을 찾고 있다. 또한 최근 진보진영에서 주목받고 있는 ‘커먼즈’ 논의의 취지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유구조 개편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고 폭넓은 공감대의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

 

 

4. 노동자의 협상력을 높이자

 

불평등을 줄이는 수단으로 흔히 복지정책이나 조세정책을 꼽는다. 소득과 부의 불균형을 시정하는 핵심적 수단인 이들 복지정책 등은 재분배(2차 분배)에 속한다. 불평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노동시장에서 소득이 결정되는 1차 분배에서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함께 나와야 한다. 1차 분배 단계에서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소홀히 한 채 사후적 보정에만 집중한다면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불평등을 지속하고 심화시키는 사회경제적 구조의 변화를 이뤄내기도 쉽지 않다.

1차 분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의 임금 인상이다. 전체 소득 중에서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커져야 한다. 노동자의 몫을 키우려면 노동자의 협상력이 커져야 한다. 즉,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이고,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교섭을 해 임금과 노동조건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노동자의 임금이 오르고 전체 경제에서 노동자의 몫이 커지면 불평등 구조는 개선될 수 있다.

여기서 관건은 노동조합 교섭권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지금은 노동조합의 조직률이 낮고, 어렵게 노동조합을 만들더라도 자신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실제로 결정하는 사용자와 교섭하기가 어렵다. 노동시장 내부의 격차가 커지는 것도 불평등 심화의 한 요인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개별 기업의 울타리를 넘어 산업별로 교섭 해야 한다. 그래야 노동시장의 격차를 줄이고 불평등 구조를 바꿀 수 있다.

이처럼 노동자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대표적인 의제가 민주노총 등 노동계와 야당이 추진한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다. ‘진짜 사장’과 교섭할 수 있게 하고, 노조에 대한 손배 가압류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개정안이다. 하지만 노조법 2·3조 개정안만으로는 노동자의 교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노조법 2·3조 개정안보다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 진보당이 제시한 ‘노동자 협상력 증진 방안’이 그것이다.

진보당의 노동자 협상력 증진 방안은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되지만, 특히 저임금·불안정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다. 어렵게 노동조합을 만들어도 사용자와 교섭하기 어려운 직종의 노동자의 교섭권을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이다.

돌봄처럼 국가 재정이 들어가야 노동조건이 개선되는 업종에는 ‘노정교섭’을 도입한다. 숙박·음식업이나 청소, 경비 등 저임금·소규모·청년 및 노년층이 많은 업종에는 ‘업종별 노사교섭위원회’를 설치하고 국가가 직접 단체교섭을 촉진한다. 건설이나 IT 등 원하청 구조가 일반화된 업종에는 ‘원하청 공동교섭위원회’를 두어 실질적인 교섭이 가능하도록 한다.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라도 최소한의 협상력을 갖고 노동조건 개선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진보당의 노동자 협상력 증진 방안은 현재의 취업규칙을 ‘사업장협정’으로 전환하도록 한다.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취업규칙과 달리, 사업장협정은 그를 작성하거나 변경할 경우 모두 노동자 과반의 동의를 얻도록 한다. 이밖에 노동자가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교섭할 수 있도록 경영상황 보고 요구권을 보장하고 해고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도 담고 있다.

대기업·정규직과 중소기업·비정규직 간의 임금을 비롯한 노동조건 이중구조가 노동시장의 핵심 문제로 지적된다. 노동시장 내 격차는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이 문제는 이른바 ‘대기업·정규직의 양보’나 ‘상생협력’ 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2차 노동시장’에 속하는 중소기업·비정규직·불안정 노동자는 법정 최저임금이 사실상 실제 임금이다. 교섭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노동조합이 없거나, 노동조합이 있어도 교섭할 상대방이 모호해 제대로 된 교섭조차 하기 힘든 처지에 놓여 있다.

진보당의 노동자 협상력 증진 방안은 이들 노동자들이 기업 단위를 넘어 산업·직종·지역별로 모여 교섭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노동조건을 스스로 개선해 불평등을 해소하는 해법이다.

 

 

5. 불평등 해소를 위한 조세정책의 조건

 

통념과 달리 조세정책 자체가 불평등 해소에 기여하는 바는 제한적이다. 조세의 본래 목적이 재분배가 아니라 국가 재정 운영에 필요한 재원 확보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조세정책 뿐만 아니라 취약계층의 생활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적절한 복지정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또한 누진세율을 적용해야 한다. 피케티가 강조했듯이 20세기 초중반 각국에서 누진세를 도입해 적극적으로 운용한 것이 불평등 심화를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진보정당은 누진적 조세정책의 불평등 완화 효과에 주목해,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를 핵심 정책으로 설정하고 추진했다. 이러한 증세 정책은 일부 현실화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가 ‘MB 감세’를 밀어붙였지만 그 뒤 정권이 바뀌면서 조세정책 방향은 사뭇 달라졌다. 현재 소득세 최고 세율은 45%(지방소득세 포함시 49.5%)다.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이런 변화를 감안하면 조세의 형평성은 상당한 수준으로 실현된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실질적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데 있다. 최고세율을 높은 수준으로 적용한 결과 우리나라의 조세 누진도(상위집중도)는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보인다. ‘부자증세’는 어느 정도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조세의 재분배 효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는 데 문제가 있다.

조세의 누진도는 높아졌는데도 재분배 기능이 떨어지는 이유는 첫째, 소득이 있는데도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고소득층 증세라는 명목으로 최고세율을 높였다. 하지만 시행 직전 여야 합의로 폐지된 금융투자소득세에서 보듯, 주식 등에 투자해 얻는 이익에 대해서는 제대로 과세하지 않고 있다.

둘째,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구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높은 세율도 허점이 있다. 현재의 최고세율 45%는 이명박 정부 시절 민주노동당이 제시한 최고세율 40%보다도 높다. 하지만 현재 최고세율을 적용하는 과표구간은 ‘10억원 초과’다. 당시 민주노동당이 제시한 최고세율의 적용구간 ‘1억2천만원 초과’와 한참 차이가 난다.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계층이 턱없이 적다는 뜻이다.

 

앞으로의 조세정책은 이와 같은 현실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명목세율을 올려도 적용 대상이 소수라면 효과는 제한적이다. 또 한쪽에서는 증세를 하면서도 다른 쪽에서는 ‘중산층 지원’이나 ‘기업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조세 감면을 지속한다면 조세의 불평등 해소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조세정책은 또한 불평등한 현실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데 그쳐선 안 된다. 조세를 통해 분배적 정의를 실질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책임있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불평등 해소 방안으로 많이 떠오르고 있는 ‘슈퍼리치세’나 ‘부유세’도 마찬가지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고소득층에 더 많이 과세하자는 차원을 넘어 이들을 실제 새로운 세목으로 신설하려면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적지 않다. 우선 실제 세목으로 도입하려면 과세 대상이나 공제 범위 설정과 같은 여러 가지 기술적 난점을 해결해야 한다. 부유세 등의 세목을 새로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그 당위성을 강조하는 데 그칠 뿐, 실제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방식의 증세로 걷을 수 있는 세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다. 초고소득자나 초고액자산가의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슈퍼리치세 등으로 최상위층의 가처분소득을 줄이는 효과는 있겠지만, 불평등 해소를 위해 소요되는 막대한 재원과 비교하면 세수 규모는 대단히 제한적이다.

 

진보당의 조세개편안은 조세의 누진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적극적 재정정책 운용에 소요되는 재원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우선 소득세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과표구간을 현행 10억원 초과에서 3억원 초과로 대폭 확대했다. 금융투자소득세도 복원했다. 대기업에 대한 감세를 복원하고, 최저한세율도 인상했다. 기후위기 대응 비용은 책임과 이익에 따라 분담해야 한다. 고소득자일수록 기후위기에 더 많은 책임이 있고, 저소득자는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에 더 많이 노출된다. 이에 따라 소득세와 법인세에 10%의 세율을 부가하는 ‘탄소중립세(기후공동책임세)’를 신설했다. 한편 다른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탄소세는 역진적이라는 문제가 있어 진보당의 개편안에서는 제외했다